잉글랜드-독일, 대규모 승부조작에 '노심초사'

전례가 없는 대규모 불법 승부조작에 유럽 축구계가 긴장하고 있다.

유럽 공동 경찰기구 ‘유로폴’은 4일 밤(한국시간) 전세계적으로 680여 건의 축구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이뤄졌다고 발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유로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와 클럽의 이름은 수사가 진행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유로폴의 한 관계자는 영국 데일리 메일을 통해 “터키 79경기, 독일 70경기, 스위스 41경기, 핀란드 32경기, 헝가리 20경기, 벨기에 19경기 등이 수사 대상”이라며 “이 가운데 최소 150경기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월드컵 지역 예선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주요 국제경기도 다수 포함돼 상당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또,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과 맞먹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분데스리가도 이번 승부조작 리스트에 올라 독일 전역이 큰 충격에 빠졌다.

유로폴에 따르면, 2009-2010시즌 바젤(스위스)-CSKA 소피아(불가리아) 전 등 유로파리그 14경기, 볼리비아-라트비아 평가전 등 국가대항전까지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잉글랜드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집중 조사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덴마크의 한 언론은 2009년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리버풀-데브레첸 전을 대표적인 승부조작 경기로 꼽았다. 당시 데브레첸의 골키퍼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베팅업체로부터 실점 2.5골 이상을 지시받았다. 이 골키퍼는 리버풀전에서 1실점에 그쳤지만, 몇 주 뒤 열린 피오렌티나전에서 네 골을 내줬다. 독일 검찰은 전화 도청으로 이에 대한 증거를 포착했고, UEFA는 2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때문에 수사 대상에 거론되지 않은 ‘축구 종가’ 잉글랜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리버풀과 잉글랜드 축구협회측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데브레첸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잉글랜드가 안전하다면 역사와 배경 때문이다. (승부조작과 관련해)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승부 조작의 파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유명 구단과 선수들이 유로폴 수사대상에 포함됐을 수도 있다.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의 2부리그 강등과 같은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양광열 기자 mean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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