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WBC 발탁 배경…좌완-긴 이닝 OK

차우찬(25·삼성)의 대표팀 합류로 야구팬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다. 하지만 기술위원회에서도 심사숙고 했고, 현 대표팀 엔트리 구성상 차우찬이 적임자로 결론을 내렸다.

지난 21일 류중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류현진(LA다저스), 김광현(SK), 홍상삼(두산)을 WBC 대표팀 엔트리서 제외하고 대신 서재응(KIA)과 이용찬(두산), 차우찬을 합류시켰다.

냉정히 말해 올해만 보면 차우찬의 합류는 마뜩지않다. 체중감량으로 밸런스가 무너진 차우찬은 2012시즌 26경기서 6승 7패 2홀드 방어율 6.02를 기록하면서 부진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 2와3분의1이닝 2실점(1자책)에 그쳤다. 2010∼2011시즌 10승씩 거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차우찬도 시즌 내내 부진을 인정하면서 ‘2013 부활’을 다짐했다.

때문에 차우찬의 대표팀 승선은 다소 예상 밖이다. 보통 그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하는 관례를 보면 의외의 선택인 것은 분명하다.

일단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좌완 선발형 투수라는 점을 인정받았다. 류현진과 김광현, 봉중근까지 팀 사정과 부상재활로 출전이 불가능한 가운데 좌완의 메리트가 컸고, 이닝에 구애받지 않는 쓰임처가 많은 투수라는 것이다. 투구수제한 규정이 있는 상황에서 분명히 나쁘지않은 선택이다.

다음은 올해 부진으로 인한 우려다. 이 부분은 양상문·한용덕 투수코치의 추천으로 인해 사라졌다. 스스로 부진을 자각하고 깨달은 만큼 친정팀 감독 아래서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류중일 감독은 “처음에는 (차우찬이) 후보에 없었는데, 광현이, 현진이, 중근이까지 빠지게 됐다. 장원준을 뽑았고, 다음 (좌완)투수가 필요한데, 강영식, 강윤구, 박정진, 이혜천 등을 놓고 고민했다”며 “양상문, 한용덕 투수코치가 차우찬을 추천했다. 상태가 안 좋은데 괜찮겠느냐고 물으니 이닝을 먹어줄 수 있는 투수고 잘할 것 같다고 하더라. 올해 성적은 안 좋았지만 두 코치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어찌됐건 차우찬은 생애 첫 대표팀에 승선했고, 이제는 실전에서 팬들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일만 남았다. 단단히 마음을 먹어야할 때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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