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폭설주의보…'등산용 스틱-장갑-미끄럼 방지 신발'로 낙상 예방

전국에 눈이 펑펑 내렸다. 주말에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지면 도로 곳곳이 빙판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에는 추위로 몸이 뻣뻣해지는데 빙판길에서 넘어지기라도 하면 골절 등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평소 어지럼증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낙상 사고 위험이 더욱 큰데, 병적인 어지럼증의 원인은 귀에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우선 이비인후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차가운 날씨와 빙판길, 척추 건강의 복병

겨울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골다공증 같은 퇴행성 척추질환이 있는 환자가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계절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척추와 근육이 경직되고 혈관이 수축해 통증에 더 민감해진다. 가뜩이나 몸이 뻣뻣한 상태에서 빙판길에서 종종 걸음으로 걷다 보면 넘어질 위험이 크다. 젊은층도 연말연시 분위기에 휩쓸려 술을 많이 마셨거나 멋을 위해 하이힐을 신는 등 몸의 균형을 잘 잡기 힘든 상황에서 낙상사고를 많이 당한다. 빙판길 낙상으로 골절이라도 당하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바깥출입을 못하면서 건강이 더 나빠지고 나은 후에도 외출을 꺼리게 돼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골다공증이 진행 중인 중년 이상 여성은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뼈가 부러지기 쉽다”며 “특히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으면 엉덩이뼈 골절이나 척추뼈에 골절이 생기는 척추압박골절로 이어져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빙판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할 때 낙상방지 소품을 챙겨야 한다. 지팡이는 미끄러운 빙판길에서 신체 균형을 잡아줘 낙상을 예방하고, 다리 힘을 분산시켜줘 허리와 무릎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어르신은 지방이 끝에 고무패킹이 부착돼 있는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팡이가 없는 다른 연령층은 등산용 스틱이나 장우산을 사용해도 된다.

장갑은 보온과 낙상 예방을 위한 중요한 소품이다. 손이 시릴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낀다. 넘어지더라도 주머니에 손을 넣었느냐 넣지 않았느냐에 따라 골절 부위와 정도가 달라진다. 엉덩이뼈나 척추, 얼굴 등에 큰 부상을 입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신발은 가볍고 발에 꼭 맞으면서 바닥은 미끄럼 방지 고무가 붙은 것이 좋다. 기존에 신던 신발의 밑창이 낡았는지 점검한다. 밑창이 닳았다면 빙판에 미끄러질 수 있다. 하이힐이나 슬리퍼는 넘어지기 쉬우므로 신지 말고 뒷굽이 낮은 편안한 신발을 착용한다.

고도일 병원장은 “넘어진 후 허리나 엉덩이 등 다친 부위의 통증은 사라졌는데 꼬리뼈 부위에 생길 수 있다”며 “이때는 꼬리뼈를 다친 것일 수 있으니 정확한 검사 후 필요하다면 꼬리뼈를 치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어르신 낙상 7%는 어지럼증이 원인이다

어지럼증이 있는 어르신이라면 낙상 사고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노령기 낙상의 7% 정도는 어지럼증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지럼증은 노인의 약 50% 이상에서 발생하고, 75세 이상에서 병원을 찾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보통 노인들이 어지러움을 느끼면 뇌 질환이나 빈혈을 의심하지만 실제로 병적인 어지럼증의 80% 정도는 귀에 원인이 있다. 이는 말초성 어지럼증으로, 지속시간이 짧지만 계속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김희남 박사는 “말초성 어지럼증은 평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며 “몸을 뒤척일 때나 일어날 때, 고개를 크게 움직일 때 등 몸을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나아지는데 심하면 난청이나 이명(귀울림),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크게 양성 돌발성 체위성 어지럼증(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으로 구분된다. 같은 말초성 어지럼증이라도 진단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우선이다. 70대 이상의 노인이나 심장 질환, 당뇨 환자의 경우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뇌에 이상이 있어 발생하는 어지럼증의 경우 말초성 어지럼증과는 달리 몸에 마비 증상이 오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속시간이 길고 움직이지 않아도 호전되지 않는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겨울철 낙상사고 예방법 10가지

① 잘 넘어지는 사람은 등산용 스틱이나 지팡이로 균형을 잡는다

② 손이 시리다면 손을 호주머니에 넣지 말고 장갑을 낀다.

③ 어지럼증이 있다면 치료한다.

④ 옷차림은 가볍고 따뜻하게 한다.

⑤ 굽이 낮고 폭이 넓으며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착용한다.

⑥ 보폭을 좁게 하고 천천히 걷는다.

⑦ 물건을 손에 들고 다니지 않는다.

⑧ 비틀거릴 정도로 과음을 하지 않는다.

⑨ 어두운 곳과 그늘진 곳을 피하고 양지나 미끄럼 방지 모래가 뿌려진 길로 다닌다.

⑩ 야외운동을 피하고 실내에서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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