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의 가요계 생태보고서] 힙합 개그에 공개 디스 이센스, 진심일까?

힙합 뮤지션이 개그맨들에게 공개 디스를 날렸다.

그룹 슈프림팀 이센스가 그 주인공. 이센스는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 힙합가수가 남긴 “개그맨들은 아이디어나 할 거 없으면 꼭 힙합 뮤지션들을 흉내내며 웃기지도 않는 억지 노래같은 걸 하고 그럴까요”라는 글을 남기자 “난 솔직히 얘기해서 이거 이거 X나 꼴 보기 싫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곧바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각종 매체들은 이를 그대로 받아쓰면서 최근 많은 개그맨들, 일명 개가수들이 가요계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낸 것이라는 추정 내지는 분석까지 친절하게 했다. 여기에 소속사 측의 적절치 못한 대응(소속사와 생각이 다르다거나 진위를 제대로 확인해주지 못하는 등)도 논란을 키웠다.

결국 이센스는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올랐다. 여기에 이센스의 지난해 대마초 흡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 역시 보기 좋게 기사 말미에 배치되면서 실제 이센스와 개그맨들 사이에 큰 문제가 있는 것 마냥 논란은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이센스가 장난스럽게 대화하듯이, 그리고 별 생각 없이 날렸을 멘션일 수 있다. 이센스가 만약 이들 개가수와 친하다면 정말로 별 생각없이 장난으로 올렸을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라면 단순히 속마음을 그냥 동료에게 한탄하듯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솔직히 가수가 연기하고 개그맨이 노래하는 시대다. 배우도 노래를 하거나 예능 프로그램에 고정 멤버로 합류해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진심으로 개가수들을 향한 적개심이라는 판단이나 분석은 너무나 몰상식하다. 힙합의 정신은 자유와 풍자,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디스다. 랩 구절처럼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게 뮤지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자. ‘개가수 솔직히 말해서 정말 꼴보기 싫어!’라고 힙합 아티스트만의 스타일로 랩 한 거라 생각하면 안될까. 논란도 많고 다치는 사람도 허다한 연예계다.

<연예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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