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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라와라'를 운영하는 유재용 에프엔디파트너 대표 |
뻔한 얘기지만 쉽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뼈에 사무치도록 중요한 말이다. 이말은 수작 다이닝 프랜차이즈 ‘와라와라’를 운영하는 유재용(46) 에프엔디파트너 대표의 명함에 적힌 좌우명이기도 하다.
그의 명함에는 혈액형과 좌우명, 꿈이 새겨져 있다.
“와라와라의 경영 철학은 성공하려면 관계가 중요하다. 관계 맺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다가가는 것이다. 내 이야기를 먼저 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열 수 있다. 명함을 통해 상대방이 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고 직원들 역시 자신의 꿈과 좌우명을 다시 새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 대표의 특별한 명함만큼이나 유대표가 이끄는 4개의 외식브랜드는 하나하나가 옹골지다.
대표 브랜드 ‘와라와라’와 숯불에 구은 생선요리를 내세운 ‘군선생’ 와라와라의 형님격인 ‘와사라’ 숍인숍 개념의 커피숍인 ‘카페라’로 이어지는 4개브랜드로 총 매장 100여 개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서 놀라운 건 회사 창립10주년을 맞는 동안 가맹 해지가 단 2건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22일 서초동에 위치한 에프엔디파트너 본사에서 창사 10년을 맞은 유재용 대표를 만났다.
▲㈜에프엔디파트너의 시작이 궁금하다.
와라와라의 출발점은 2002년 서울시 사당역 근처에서 82㎡(25평) 규모로 문을 연 매장이다. 처음에는 하루 종일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을 때도 많았고 영업을 시작한 지 1년여가 지나서야 겨우 100만원 남짓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당시 고등학교 교사였던 아내가 무척이나 고생했다. 몇 번의 여러 시행 착오가 있었기에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문을 연 지 몇 달 되지 않았을 때 주방 담당 직원들이 모두 그만둬 직접 주방 업무를 담당해야 했다. 3년 동안 주방 업무를 전담하며 메뉴를 개발한 덕분에 와라와라가 메뉴 분야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지금도 전체 메뉴의 60~70%는 직접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한다.
▲유재용 대표, 이력이 특이한데….
대학교 시절 영어영문을 전공으로 했고. 척 직업은 광고대행사의 광고마케터(A.E)였다. 음식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때 ‘천하일품’이라는 주점의 마케팅, 브랜딩 작업을 하면서 주점시장에 대해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2000년 34살 때쯤 회사가 어려워졌고, 월급과 퇴직금을 대신하여 받은 것이 푸드드링킹이라는 웹사이트였다. 이때부터 외식 컨설팅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 법인체인 F&D 파트너는 이때 푸드드링킹(Food Drinking)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광고회사에서 접했던 업무와 정보를 무기로 컨설팅을 하다 창업한 지 3, 4년 만에 문을 닫아야 했다. 쓰디쓴 경험을 맛본 후 지식만으로 타인을 컨설팅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사무실 문을 닫으면서 2억 원 가량의 빚을 지게 됐다. 4명이 전부였던 직원들도 모두 떠나고, 관리비가 밀려있던 사무실에 혼자 덩그러니 남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 수명이 3년으로 굉장히 짧은데, 에프엔디파트너는 어떤 상황인가?
사업가는 늘 성공에 대한 열망과 새로운 비전을 찾기 위한 노력 속에 살아간다. 외식 사업을 펼쳐나가는 이들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외식사업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트랜드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한국시장에선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단시간에 매장 수를 늘리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특히 40대 직장인 중 명예퇴직을 당하는 직장인이 3명 중 1명꼴 약 40%를 넘어섰다. 이들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치킨집이나 커피전문점 등의 자영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사실 자영업자 포화상태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달 초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가진 와라와라는 현재 매장 95개로 100호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와라와라의 매장 1개 당 연 매출액은 평균 8억4000만원 선이다.
▲10년 세월에 비하면 매장 수와 인지도가 다소 불리하지 않는가?
시작부터 내가 생각한 프랜차이즈사업은 매장 수를 늘리는 것에 비중을 두지 않았다. 빠르지 않아도 천천히, 나도 고객도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내실을 기하고 질적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는 초심은 항상 유지하고 있다.
처음 와라와라는 직영점으로만 전개했다. 가맹점으로 운영하게 되면 제어가 안될 때도 있는데 그런 일들로 와라와라를 찾은 고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때문에 가맹점을 내면서 우리나라에서 처음 ‘가맹면접제도’라는 것을 만들었다. 프랜차이저의 입장에선 가맹주가 고객이 될 수 있는데, 그것을 깨고 가맹점주 대상으로 면접을 시행한 것이다. 어찌 보면 어이없는 발상일 수 있다. 지금도 적합할 것 같은 가맹점주에게 14개 항목의 질문을 통한 인터뷰를 통과해야 가맹점을 내어준다. 이 질문엔 운영에 따른 질문뿐 아니라 ‘12시간 이상 일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 등도 포함된다. 단순히 돈이 있다고 낼 수 있게 하지 않는다. 고객과 신뢰를 지키며 일을 즐기고 행복해 할 수 있는 가맹점주를 통과시킨다. 그래서인지 현재 가맹주의 1/3은 중복매장을 운영하고 계신다. 아마 이러한 이유로 외부에서 봤을 땐 사업전개가 더디다고 느껴질 수 있다.
▲10년 동안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유지하고 개발하는 비결은 무엇인가?
일단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주점이고 음식과 관련된 브랜드이기 때문에 첫째는 맛이다.
와라와라는 해물떡볶이, 계란말이 등의 메뉴와 생과일소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고 10년 전 당시, 주점에서 떡볶이를 파는 경우가 흔치 않았던 시절, 고추장, 쌀 등의 재료를 고급 제품으로만 사용했고 생과일소주도 테이블에서 실제로 과일을 갈아 만들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와라와라는 매 분기마다 2회에 걸쳐 메뉴 품평회를 진행한다. 1차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집한 20명의 고객이 평가위원으로 참여하고 2차는 가맹점주 20명이 참여한다. 이를 통해 기존 메뉴들 중 고객들의 호응이 떨어지는 것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메뉴들을 구성해 메뉴판도 매 분기마다 교체한다.
▲가맹점주를 모집하지 않고 선발한다?!
와라와라는 가맹점주를 '모집'하지 않고 '선발'한다. 유 대표가 면접을 통해 가맹점주를 선발하며 지원자 중 30%는 탈락한다. 사업 초기에 가맹점을 열게 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하기 위해 답변하기 까다로운 질문들로 구성된 면접을 도입한 게 가맹점 개설 절차의 일부로 자리잡았다.
면접을 통과한 예비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5주 동안 교육을 하고 교육 수료 후에는 2~3일 간 매장 운영 리허설을 진행한다. 이후 사장을 포함한 본사 직원들이 매장을 방문해 고객 역할을 하며 매장 운영에 대해 평가한 다음 영업 시작 여부를 결정한다.
세 번째는 고객을 위한 배려 서비스이다.
에프앤디파트너와 관련된 매장에서는 각 테이블마다 휴대폰 충전, 머리끈, 무릎담요 등 고객들이 매장 직원에게 요청할 수 있는 내용들이 적혀 있다. 고객을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하는 서비스가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으며, 화장실에도 고객의 소리를 비치해두어 수시로 반영하고 있다.
와라와라의 브랜드 리뉴얼 작업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제 미래 10년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균 수명이 3년이 채 안된다. 이런 여건에서 와라와라가 10년 동안 사랑을 받은 것은 고객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며 이에 우리는 고객들의 요구에 충실히 보답하고자 전체적으로 리뉴얼 작업 중이다.
▲창립1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내세웠다던데?
지난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는 이번에 선포한 비전은 10. 100. 1000 비전이다. 2020년까지 본사 사장 10명, 직영점장 100명, 가족점주 (가맹점을 운영하는)1,000명을 만들겠다는 목표이다.
올해는 사원독립제도를 실행하여 초창기부터 함께 가족처럼 고생했던 김후남 부장이 스타트를 끊었다. 본사 직원 중 직영점장 1년 이상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해 1억 원을 무이자로 지원 해주는 시스템으로 와라와라 제2브랜드인 생선구이 전문점 ‘군선생’(1층 30평 규모 기준 점포 개설비로 2-3억 정도 소요)으로 창업하게 되었다.
▲지금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이 앞에 있다면,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은가?
장사하는 것이 행복으로 느껴져야 한다. 내가 행복해야 고객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고객이 행복해야 내가 성공한다.
모든 선택이 모든 사람들에게 옳은 선택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을 가지고 50%이상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면, 과감하게 선택해야 하는 것이 경영자라 생각한다. 특히 외식에서 고객의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 본다.
류근원 기자 stara9@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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