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냄새만 맡아도 키가 1cm 작아진다

 초등학교 6학년인 이모(12)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담배를 피는 형들이 멋있어 보여 호기심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담배 탓에 농구할 때도 숨이 차고 가래가 자주 나온다. 3학년 까지만 해도 또래들보다 큰 편이었는데 담배 탓인지 지금은 키도 작아져 담배를 끊고 싶지만 금연방법을 몰라 매일 끙끙댄다.

 초등학생 10명 중 1명이 ‘흡연 경험이 있다’고 대답할 정도로 초등학생 흡연 문제가 심각하다. PC방에서 초등학생들의 흡연을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올 해 2월엔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여러 명이 카페에서 버젓이 흡연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흡연 학생 중 39.6%가 초등학교 때, 40%가 중학교 때 처음 흡연을 경험하는 등 처음 흡연하는 나이가 평균 12.8세로 흡연을 시작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1위가 호기심, 그 다음으로는 친구의 권유 때문에 흡연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전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학생 음주·흡연 등 약물 사용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1년도 기준 중·고등학생의 현재흡연율은 12.1%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매일 흡연하는 학생은 6.1%, 하루에 10개비 이상을 흡연하는 중독된 학생도 전체의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교과부의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결과(2010년)에 따르면 흡연 최초경험 나이는 12.7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담배 피우면 집중력 감소로 성적 떨어져

 담배는 중추신경흥분제에 속하는 약물이다. 담배 한 개비가 타기 시작하면 니코틴, 타르, 일상화탄소 등 약 4000여 종의 독성물질이 나온다. 담배 한 개비에는 1~2mg의 니코틴이 들어있는데 담배 한 갑을 피우면 20~40mg의 니코틴을 먹는 꼴이 된다.

 니코틴은 한번 피우기 시작하면 습관성과 내성을 일으켜 육체적 정신적으로 니코틴에 의존하게 된다. 담배중독이 된 경우 30분 이내에 니코틴을 투여하지 않으면 금단현상이 나타나는데 불안감, 긴장감, 집중력 감소 등이 그 대표적인 현상이다.

 또한 비의료적 약물복용 경험률, 아침결식을 비롯한 바람직하지 못한 식습관형태, 스트레스 증가, 우울증, 자살 및 자살시도와 같이 생활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경우 흡연을 하게 되면 담배연기 속의 해로운 성분들이 세포나 조직, 장기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18세 이하가 담배를 피우면 유전인자에 영구적인 변형이 생기므로 훗날 담배를 끊더라고 암 발생위험은 그대로 지속된다고 발표했다.

 흡연을 규칙적으로 하지 못하게 되면 금단현상으로 인해 공부에 집중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흡연으로 인해 발생되는 신체 내 산소순환의 어려움은 저산소증을 유발시키며 사고능력과 능률을 감퇴시킨다. 또 청소년기는 뇌세포를 비롯한 모든 세포들이 성장, 성숙하는 시기인데 흡연을 하게 되면 세포의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노화가 촉진된다.

 노르웨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서 흡연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남자는 1.4배, 여자는 1.6배 비만위험이 더 높았다.

 ◆키 크는데도 문제 생겨

 영국 BBC 방송은 얼마전 프랑스 낭트 대학교의 시험관아기(IVF) 클리닉이 클리닉에서 시술한 수정란을 시간대별로 촬영한 사진을 판독한 결과 담배를 피우는 여성의 태아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의 태아에 비해 성장 속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모든 단계에서 담배를 피운 여성의 난자로 수정한 수정란의 태아는 그렇지 않은 여성의 수정란 태아에 비해 평균 2시간가량 성장이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센토토마스 병원이 연구팀은 간접흡연에 노출된 어린이의 신장이 평균 약 1cm 작다고 보고했다. 가정내의 흡연자 인원수와 어린이의 신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흡연은 세포나 조직, 장기 등이 아직 완전하게 성숙되지 못한 시기이기에 성인의 흡연보다 위험하다. 흡연을 하게 되면 담배연기속의 해로운 성분들이 혈액내의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제약을 주므로 신체 내부의 각 기관에 산소가 공급되는 것이 줄고 세포가 완전한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되어 뼈가 자라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성장클리닉 하이키한의원 박승만 대표원장은 “성장기 아이들이 담배를 피우면 성장판의 세포분열을 방해하여 키를 덜 자라게 하고 호흡기질환 및 폐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게 될 수 있고 뇌세포를 파괴해 기억력 및 학습능력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말했다.

 담배는 허파에 들어가야 할 산소를 줄인다. 허파속의 산소부족은 혈관의 산소부족을 초래하고 혈액속의 산소부족은 뇌의 산소부족을 초래한다. 뇌의 산소부족은 두뇌활동을 억제해 뇌하수체에서 호르몬 분비가 줄게 된다. 뇌하수체에서는 성장호르몬과 성호르몬을 분비한다. 뇌하수체의 활동이 줄고 성장호르몬이 줄면 그만큼 성장속도가 줄게 된다. 담배가 성장할 기간을 줄이는 것이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영양, 운동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합쳐서 현재의 키를 만든다. 성장하는데 있어 유전적인 요인은 23% 정도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 77%에 해당되는 영양과 생활습관, 주변환경에 의해서 키 성장이 결정된다. 흡연도 성장에 영향을 주는 한 요인이므로 성장기에는 절대로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