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아토피 환자 고충의 이중성

전국이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기온은 치솟고 폭염 특보까지 확대되었으며 한낮에는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쏟아질 지경이다. 이러한 무더위는 특히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겐 더욱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 과도한 더위 때문에…
아토피 환자인 권장우씨(29세,남,가명)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더 극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부터 땀이 흐르면서 가려움증이 시작되어, 걸어서 회사에 도착할 즈음엔 온몸과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다"며, 다가올 더위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

이처럼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자극이 늘어나고 땀 배출량도 늘어나 피부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진물과 염증 등으로 피부 상태가 악화되기 때문이다.

■ 과도한 냉방 때문에…
그러나 더위를 피하고자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의 차가운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인체 내 과잉된 열로 발병하는 아토피피부염에 차가운 기운이 도움 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에어컨이 작동되는 실내는 습도가 낮아지고 건조한 환경이 조성된다. 아토피피부염은 열에 의해 피부가 건조해진 상태이므로 건조한 환경에서는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실내외 기온 차이가 심하게 나면 감기, 비염, 천식 등과 같은 환절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편강한의원 서초점 서효석 원장은 "대부분의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건강한 일반인들에 비해 인체 면역력이나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냉방기기의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건조한 환경은 아토피피부염 증상 악화의 주범이므로, 장시간 냉방기기에 피부를 노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 세심한 관리로 '폭염' 고비 넘기자
이처럼 아토피 환자들에게 한여름은 견디기 힘든 나날들이다. 실내와 실외를 오가며 겪게 되는 이중적인 고통 때문에, 아토피 증상은 악화되고 가려움증도 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부를 긁게 되면 염증과 진물이 발생하여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고, 다시 긁어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아토피 환자의 여름나기는 더욱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아토피는 단순한 피부의 문제가 아닌,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다. 잘못된 식습관, 환경적 요인, 유전적 요인 등 그 원인은 다양하다. 그러나 서 원장은 “이러한 것들은 아토피를 유발하거나 심하게 만드는 요인일 뿐, 아토피 발병의 근본 원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면서 “아토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의학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이 몸속에 있다고 본다. 피부의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폐와 호흡인데, 폐가 건강하지 못하여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몸속의 노폐물과 열이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폐 기능을 활성화하여 폐와 피부의 호흡을 원활하게 하고, 피부 아래 쌓인 노폐물과 열을 몸 밖으로 배출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먼저 폐를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 아토피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토피 환자에게는 생활 속 관리 역시 중요하다.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외출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나 모자, 선글라스 등을 이용해 노출부위를 최소화해 주어야 한다. 또한 외출 후 피부트러블이 발생하거나 피부가 따끔거리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 시원한 오이 마사지를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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