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K' 이명세 감독 하차 논란의 진실은 이렇다

 창작가와 자본의 싸움인가. 아니면 자존심 강한 예술가의 독단인가.

 이명세 감독이 ‘미스터K’에서 하차한 사건을 두고 영화계가 갈등양상이다.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미스터K’는 제작비만 100억원에 달하는 첩보액션영화. ‘해운대’ ‘댄싱퀸’ 등 흥행영화를 만들어온 윤제균 감독의 JK필름과 한국을 대표하는 비주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명세 감독이 돌연 연출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했고 결국 제작사가 이명세 감독의 하차를 결정하면서 영화가 표류하고 있다.

 이에 JK필름의 길영민 대표는 4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설명했다. 길 대표는 “존경받는 이명세 감독을 모셔 작업하다 이런 일이 생겨 죄송하게 생각한다. 조용히 수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사건 본질이 다르게 이해되고 있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명세 감독의 연출권을 침해한 부분이 아니라는 부분을 분명히 했다. 길 대표는 “이번 일의 핵심은 어떤 영화를 만들자 했던 감독과 제작사간의 약속이 큰 틀에서 어긋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촬영을 일반적으로 중단시킨것이 아니라. 감독님께 대화를 요청했는데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고 안타까워했다.

 JK필름 측은 태국 촬영부분의 현장 편집본을 검토 후 문제를 발견했다. 이명세 감독은 현장에서 제대로 된 콘티도 없이 촬영하며 “내 머리 속에 다 있어”라고 자신만만했다는 것. 이에 윤제균 감독은 모니터링 의견을 이메일로 보냈다. 이에 대해 길 대표는 “여러 작품 하면서 JK필름은 나름대로 시스템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겸열 그런것이 아니라 작업과정에 대한 당연한 검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명세 감독은 분노했다. 대화를 거부했고 변호사를 대동했다. 영화를 다른 프로덕션으로 옮겨 진행하려고까지 했다. ‘미스터K’를 자신의 영화라고 생각했는지 자신의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까지 했다. 이에 대해 JK필름 측은 법적대응 계획을 밝혔다.

 영화는 계속된다. 제목은 박수진 작가의 최초 시나리오명이었던 ‘협상종결자’로 교체했고 ‘해운대’ ‘퀵’의 조연출로 참여했던 이승준 감독이 새로운 연출자로 내정했다.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등 출연배우들은 계속 참여한다. 길 대표는 “촬영 중단으로 하루 2~3000만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갈급함을 호소했다.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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