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레스에게 많은 시간은 필요 없었다. 출전 시간은 단 10분에 불과했지만 토레스는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프리미어리그 첼시는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캄프 누 경기장에서 열린 2011∼12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바르셀로나와 2대2로 비겼다. 지난주 런던 스템포드 브릿지 경기장에서 치러진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디디에 드로그바의 결승골로 바르셀로나에 1대0 승리를 거둔 첼시는 4강전 최종 합계 3대2를 기록해 결승전에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토레스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토레스는 묵묵히 자신에게 기회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후반 35분 토레스는 팀이 1대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 출장한 디디에 드로그바를 대신해 교체 출전했다. 첼시는 비록 경기는 지고 있었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 진출할 수 유리한 입장이었다. 이에 토레스는 공격수임에도 불구하고 최전방부터 수비에 가담하며 바르셀로나의 파상공세를 막는 데 기여했다.
수비에 치중하던 토레스는 후반 추가시간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격에 치중한 바르셀로나의 뒷공간을 놓치지 않은 토레스는 상대 골키퍼와의 일대일 기회에서 침착하게 골을 넣으며 ‘킬러 본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토레스는 이날 경기 동점골이자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쇄기를 박는 골을 넣으며 그동안 첼시 이적 이후 시달렸던 ‘먹튀’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토레스는 경기 직후 “최고의 팀이라고 해서 항상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며 “예쁜 축구는 아니었지만 이기기 위해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하미레스의 골이 희망을 살렸다”며 결승 진출의 공을 동료에게 돌리는 성숙한 모습도 보였다.
결승에 선착한 첼시는 26일 바르에른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4강전 승자와 내달 20일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 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첼시는 결승전에 이날 전반 37분 퇴장당한 존 테리를 비롯해 하미레스,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 라울 메이렐레스 등이 경고 누적으로 출장할 수 없어 최상의 전력을 갖출 수 없다. 하지만 토레스는 “결승전에 여러 선수가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향한 각오를 다졌다.
양광열 인턴기자 meantjin@segye.com
사진=첼시 공식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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