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의 기억… "전성기 찬호 선배는 ML 빅3!"

“찬호 선배는 정말 빅3였다.”

최희섭(33·KIA)이 선배 박찬호(39·한화)에 대한 과거를 회상했다. 그의 기억에 박찬호는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세 손가락안에 꼽히는 대투수였다. 그 어떤 투수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24일 광주 KIA-한화전을 앞두고 출격 준비를 마친 최희섭은 감회에 젖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찬호 선배’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묘한 기분이 든 것은 당연한 일. 특히 메이저리그 최초로 진출한 투수와 타자가 국내무대서 맞붙게 됐으니 당사자 뿐만 아니라 야구팬들에게도 이날 경기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빅매치였다.

이런 가운데 최희섭은 당당하게 박찬호에 대한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찬호형은 정말 메이저리그를 다 포함해 빅3안에 드는 투수였다”며 “나 혼자의 생각이 아니다. 내가 있던 팀의 모든 동료 선수들이 그렇게 말을 했다. 정말 엄청났다”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누구와 함께 빅3였냐’고 묻자 최희섭은 당연하다는 듯 “랜디 존슨과 페드로 마르티네스”라고 확언했다. 이어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 15승을 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투수가 아니면 안된다”며 “100마일 직구에 다양한 변화구를 갖춘 전성기 시절 찬호형은 정말 최고였다”고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통산 22년간 303승을 기록한 랜디 존슨은 5번의 사이영상과 메이저리그 역대 17번째 퍼펙트게임까지 달성하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리쿼터 투수였다. 마르티네스 역시 현대야구에서 최고의 피처로 손꼽히는 명투수로 통산 219승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다.

최희섭은 메이저리거 시절 박찬호와 대결한 바 있다. 2005년 9월12일 LA 다저스 소속이던 최희섭은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박찬호와 두 차례 맞붙었고, 최희섭은 1루 땅볼과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확실한 승부는 가리지 못했던 셈이다. 7년만에 다시 만나게 된 최희섭은 “2005년 만났을 때보다 한국에 온 지금 구위가 더 좋은 것 같다”며 “그래도 나도 많은 경험을 했고, 찬호형을 상대한다는 것에 부담감은 없다”고 파이팅을 외쳤다.

시카고 컵스, 플로리다 말린스, LG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템파베이 데블레이스 등 수많은 팀을 경험한 최희섭. 그를 만났던 수많은 빅리거들은 박찬호를 인정하고 있었다. 최희섭은 대투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 선배를 추억하며 이제 적수로서 힘차게 스파이크끈을 묶었다. 

광주=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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