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뱅크 정시로, "제 나이는 언제나 서른 하나… 자유로운 영혼이고 싶어요"

오는 5일 8집 앨범 '가객' 발표
뱅크만의 짙은 감수성 담아내"젊음 유지 비결은 바로 음악"
‘가질 수 없는 너’로 유명한 뱅크를 15년 이상 이끌어온 정시로(본명 정일영)가 다시 뱅크로 돌아왔다.

오는 5일 여덟 번째 음반인 ‘가객’을 발표하는 뱅크 정시로는 이번에 타이틀곡 ‘나란 사람’을 비롯해 ‘이지경’ ‘사랑한다면 우리처럼’ ‘밥’까지 여전히 감수성 짙은 곡들을 담았다. 목소리 역시 15년 전과 변함없는, 곱디 고운 스타일이 돋보인다. 마지막 트랙 ‘밥’만 약간 빠른 템포의 곡이지만 나머지 곡들은 여전한 뱅크 스타일의 곡들이다.

1995년 뱅크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정시로는 사실 작곡과 편곡 등 디렉터로 먼저 뮤지션 생활을 시작했다. 뱅크라는 그룹이 나올 때 자신의 제자 대신에 가수로 데뷔하게 된 것이기도 하다. 어쨌든 처음 발표한 ‘가질 수 없는 너’는 말 그대로 불후의 명곡이 됐다. 무려 25명의 팀이 리메이크할 정도로 유명한 곡이 된 것. 지난해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물론, 얼마 전에는 KBS2 ‘불후의 명곡2’에서는 아예 후배 가수 케이윌과 함께 공동 무대를 연출하기도 했다, 언제나 그렇게 늘 자신의 활동을 이어온 뱅크 정시로는 정말 여전했다.

“서른 하나에 고정된 나이에요. 젊다는 게 음악도 마찬가지죠. 나이 들었다고 느끼면 지칠 것 같아요. 지금 제 본업은 음악이고 사진도 많이 연습 중이에요. 사진도 제게 맞는 일인 것 같아요. 나중에 음악과 사진, 그리고 글을 접목할 수 있는 무언가로 활동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준비 중이에요.”

뱅크의 시작은 정시로가 스스로 기획사를 만들면서부터였다. 회사 소속에서 아티스트들을 거느린 뮤지션이 되기 위해 준비했던 팀인데 갑작스레 보컬이 잠수를 탔다. 원래 뒤에서 건반이나 치고자 했던 정시로가 보컬로 나서게 된 연유다. 정시로는 당시를 회고하며 “그 친구가 해도 ‘가질 수 없는 너’는 대박 났을 것”이란 말로 겸손해 했다.

이번 음반은 2007년 7.5집 앨범 이후 5년만이다. 방송 활동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는 정시로는 지난해 특히 ‘가질 수 없는 너’의 리메이크가 비중 있는 아티스트들을 통해 이뤄지면서 많이 주목받았다. 배우 현빈도 마찬가지.

“현빈은 정말 고맙죠. 나중에 군에서 제대하면 술이라도 한 잔 사줘야 할 것 같아요. ‘나가수’도 그렇고 ‘슈퍼스타K 3’ ‘불후의 명곡2’까지 지난해와 올해에만 무려 4번이나 되잖아요. 어쨌든 고맙기 그지없어요.”

늘 그래왔듯이 이번 음반도 혼자 작업한 정시로는 뱅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며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로 유명한 배우 전혜선과 ‘사랑한다면 우리처럼’을 듀엣으로 불렀고 뱅크 초창기 함께 한 적이 있는 기타리스트 박영수를 참여시켰다.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기자 보다 한참 위인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젊음이 가득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음반 역시 곱씹을수록 숲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영혼이 자유로운 이에게서 느껴지는 여유와 깊은 감성이 다가왔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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