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공효진,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아닌 얼마나 사람인가를 보여주고 싶어요"

기존 로맨틱 코미디 공식 부수고 겉포장 모두 걷어낸 영화
뻔한 이야기 아닌 옹골찬 사랑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스토리
"상업영화란 생각에 선택… 작품서 다루는 이슈 맘에 들었죠"
왜 그런지 모르겠다. 공효진이라는 배우가 맡는 배역이나 출연하는 작품마다 뇌리에 깊이 각인된다.

선택하는 작품이나 캐릭터도 죄다 용감하고 매력적이긴 하다. 지난해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연기한 구애정이란 캐릭터는 한 때 잘나가던 걸그룹 멤버에서 이제는 방송을 구걸해야 하는 인물이다. 한 해 전 ‘파스타’에서는 사랑과 일을 모두 가지고 싶어하며 끝내 성공하고야 마는 주방 보조 요리사 서유경 캐릭터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캐릭터들 모두 공효진이 아니면 안되는 인물처럼 보일 만큼, 그녀만의 진한 향기가 그득하다. 안방극장에서 활약을 펼치던 공효진이 이번에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돌아왔다. 29일 개봉하는 ‘러브 픽션’은 신참 소설가 구주월(하정우)과 영화사에서 일하는 이희진(공효진)의 알콩달콩 러브스토리다. 이번 작품도 심상치 않다.

“이번 작품이 하정우 씨와는 처음이죠. 글쎄요. 하정우 씨와도 잘 어울리는데 그러고보니 이선균 씨나 차승원 씨와도 제법 잘 어울린다는 평이었어요. 물론, 저도 호불호는 있어요. 그래도 그렇게들 봐주시니까요.”

간결한 대답 속에 자신만의 생각이 올곧아 보인다. 영화는 단순히 알콩달콩 러브라인이 다가 아니다. 구주월은 글이 안써지는 이유가 연애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독일 베를린에서 한 번 본 이희진을 향해 저돌적으로 돌격한다. 사랑은 시작되지만 구주월은 겨드랑이 털을 고이 기르고 있는 희진에게서 함께 하고 싶다는 갈망과 도망치고 싶다는 유혹을 동시에 느끼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완벽히 부수어 버린다.

“너무 독특해서 하고 싶었던 영화에요. 상업영화란 생각에 선택하고 보니 다들 아니라고 하네요. 그래도 영화에서 다루는 이슈가 참 마음에 들어요. 사랑이야기인데 뻔하지 않아요. 꿍꿍이 속내가 나오고 구질딱스러운 이야기들이 이어지죠. 두 사람이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사람인가가 이 영화의 중심이죠.”

공효진의 설명대로 영화는 사랑이라는 겉포장을 모두 걷어내고 옹골찬 사랑의 핵심으로 다가선다.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공효진과 하정우의 연기가 이를 중화시켜준다. 역시 이 역할에 딱 맞는 역은 공효진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영화 역시 두고두고 곱씹을 장면들이 깊이 기억된다. 맞아 우리도 저렇게 사랑했지.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말이다.

“언론시사회 후 많은 지인들에게서 영화를 보고 싶다는 문자를 받았어요. 그 이후에 잡힌 VIP 시사회를 앞두고 ‘초대안해줄거야’라는 문자였죠. 이렇게 기대감을 갖게 한 제 출연작은 처음이에요. 동료들의 이런 반응에 기분은 좋네요.”

다른 이들이 상업영화가 아니라고 했지만 이번 만큼은 왠지 공효진이 맞을 것 같다. 이 영화는 흥미롭고 신선하다.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줄 작품일 수 있다. 분장을 통해 겨드랑이 털을 붙였지만 단지 영화를 위해서였을뿐, 이처럼 화제가 될 줄도 몰랐단다. 화제성까지 확보한 셈이다. 더구나 이제는 돈독한 동료 사이가 된 하정우와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둘 다 매력적인 남녀배우다. 기대될 수밖에 없다.

글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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