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에서 용은 경외의 대상이지만 중국인들의 용 사랑은 특별하기까지 하다. 중국인들은 자신들을 용적전인(龍的傳人)이라고 부른다. 용의 후손이라는 말이다. 중국인들이 주저 않고 자신들을 그렇게 부를 정도로 중국인들은 용을 좋아한다. 나라를 지칭할 때도 용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을 표현할 때는 큰용, 대룡이라고 한다. 반면에 다른 나라를 부를 때는 작은 용, 즉 소룡이라고 부르며 중국을 의도적으로 치켜세운다.
중국에서 볼 수 있는 용에 대한 기록은 아주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거북의 등이나 짐승 뼈에 새겨진 갑골문은 고대시대의 기록인데 그 갑골문에도 용이 나온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요순시대의 설화에 이미 용이 등장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역사 유적 역시 마찬가지인데 어떤 중국학자는 4000년 전의 유물에 용 그림이 그려져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용은 중국에서 황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최고 권력자인 황제는 천하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동물로 용을 택한 것이다. 전설적인 존재이고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힘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용을 천하를 다스리는 힘에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황제의 얼굴은 용안이라 했고 황제가 앉는 자리는 용상이라고 불렀다. 황제가 입는 옷은 용포이고 타는 수레는 용여라고 불렀다. 중국인들이 춘제나 단오절 등의 명절에 추는 용춤은 전통 민속놀이로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용춤은 재물과 행운을 부르고 장수를 기원하는 춤이다. 또 액운을 추방하고 나쁜 기운을 막아줘 복이 들어오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용춤과 함께 용선시합을 벌이기도 하는데 배를 용 모양으로 꾸며 겨루는 경기로 이 역시 중국인들이 용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보여준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는 공자가 노자를 만나고 와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나온다. 공자가 말하기를 자신은 용이 바람 속을 어떻게 날아가는지, 하늘로 어떻게 올라가는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어서 자신은 용을 만나고 왔다고 감히 이야기 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공자가 노자를 용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공자는 용이라는 동물에 노자를 빗댐으로써 노자의 지혜와 인품을 극찬했다고 볼 수 있다. 무서운 힘을 갖고 있는 용이지만 중국에서 용은 무서운 존재가 아니라 착하고 온화한 동물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용을 친근하게 여기고 항상 옆에 두고 싶어 한다. 용의 해를 맞아 중국인들은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다. 중국인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복된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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