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모레면 난 서른인데/ 아직 난 그댈 처음 만난 수줍은 스물둘/ 아무도 아무것도 변한 건 없지만/ 아직도 난 그댈 만난 스물둘’
박희본이 MBC에브리원의 9부작 새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의 히로인으로 두 팔을 걷어붙였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인터넷상에서 화제를 모은 동명의 초단편 연작 시트콤을 MBC에브리원에서 새롭게 구성해 선보이는 작품.

극중 박희본은 해병대 컨테이너에서 3년간 근근히 버티며 연예계의 ‘갑’을 꿈꾸는 희엔터테인먼트 대표 구희본으로 출연한다. 실제 만난 박희본은 외모부터 말투까지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러나 구희본으로 분한 박희본의 비주얼은 충격 그 자체다.
‘공황패션’으로 불리는 구희본의 패션은 보는 이들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광장동 의류상가를 뒤져 구해왔다는 투피스 정장의상과 효도신발, 불투명 살색스타킹, 일수가방 등은 보통의 여자 주인공 패션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구희본은 20대 어린나이에 대형기획사의 막내로 들어갔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인물이예요. 어린나이지만 물러보이지 않기 위해 아줌마 같은 패션을 고수하는 거죠. 때문에 살도 6kg 정도 찌웠어요. 속상하지 않느냐구요? 캐릭터가 잘 살아난 것 같아 기쁘기만 한걸요. 박희본이라는 연기자가 이쁘게 나오는 것 보다 ‘구희본 대표’답게 나오는 것이 훨씬 이쁘다고 생각했어요.”
박희본은 그녀가 살아온 인생과 ‘구희본’의 인생은 닮아있다고 했다. 대형기획사라는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다른 일을 찾아 나섰다는 박희본과 멀쩡하게 직장에 들어간 뒤 갈증을 느껴서 옮긴 후 고군분투하는 구희본. 이런 모습에서 박희본은 스스로를 반영하는 듯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고 한다.
그녀는 “눈물겨운 성공신화는 아니지만 이게 진짜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며 웃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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