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 술 좋아하는 30∼50대 남성, '엉치뼈 썩는 관절병' 조심

 요즘 MBC ‘나는 가수다’에서 맹활약 중인 가수 김경호. 지금은 건강한 모습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는 병을 앓으며 무대에 서지 못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전체 고관절 질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특히 사회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30~50대 남성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엉치뼈가 썩는 병이다. 대퇴골두는 태생적으로 혈액순환이 취약한 부위다. 크기에 비해 연결된 혈관이 가늘고 그 숫자도 적어 혈액순환 장애가 일어날 소지가 많다. 따라서 대퇴골두가 충분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 서서히 죽는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술이다. 술 외에도 오랫동안 스테로이드제를 복용하거나 외상으로 고관절을 다쳤을 때도 이 병이 발생할 수 있지만 술이 원인인 경우가 압도적이다.

 그렇다면 왜 술을 마시면 엉치뼈가 썩을까? 여러 가설 중 하나로, 술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이 혈중 콜레스테롤 및 중성지방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혈액 속에 끈적끈적한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액이 쉽게 응고되고 혈관에 달라붙어 좁게 만든다. 대퇴골두로 이어진 혈관은 대부분 가는 모세혈관이어서 혈관이 아예 막혀버릴 수 있다. 이처럼 혈관이 막혀 대퇴골두로 혈액공급이 안 되면 뼈가 썩게 된다.

 엉치뼈가 썩기 시작하면 갑작스럽게 엉덩이와 사타구니에 찌릿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1~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된다면 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의심해야 한다. 통증이 지속되면서 다리를 절뚝일 수 있다. 또한 양반다리가 힘들고 한쪽 다리가 짧아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대부분의 질병이 모두 그렇지만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특히 더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초기인 1~2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관절을 살릴 수 있지만 3기 이상 넘어가면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수술적 방법으로는 중심감압술과 인공관절수술이 있다. 중심감압술은 대퇴경부로부터 골두를 향해 구멍을 뚫어 죽은 경부와 골두 부의의 압력을 낮추는 수술이다. 괴사 부위에 혈액을 공급함으로써 정상적인 뼈로 되살아 날 수 있도록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고관절 대신 인공고관절을 삽입하는데, 수술 후 합병증도 적고 고관절 기능을 거의 대부분 살려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아주 높은 치료법이다.

 인천힘찬병원 이광원 부원장은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30~5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술을 받은 경우 문제다”며 “보통 인공관절의 수명이 10~15년이기 때문에 그 이후에 인공관절 수술을 다시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퇴골두무혈성괴사는 빨리 발견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도움말 : 인천힘찬병원 이광원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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