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주상복합이라 하여 새로운 형태의 주거영역이 대세를 이룬다. 과거, 또는 지금까지도 각광받고 선호되는 대지나 주택은 대체로 정방형 또는 직방형으로서 모서리가 뾰족하거나 경사가 심한 것을 저어하였다.
그런 점에서 근간에 지어지고 있는 주상복합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을 보면 집집마다 세모 또는 사다리꼴 모양의 방이나 거실, 그리고 구조가 한 눈에 잡히지 않는 골목 형을 띤 경우가 많다. 적은 면적으로 최대의 공간을 뽑아내야 하는 설계효율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긴 하지만 전통적인 풍수와 공간 배치의 개념으로 볼 때는 긍정적으로만은 볼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역학의 중요요소인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으로 보자면 개인이나 집터, 가옥의 기(氣)를 살펴보고 조화를 도모하는 것은 전통적으로도 중요한 요소이자 우리 일반인들에게도 꽤 친숙한 테마다. 보통은 사물의 속성이나 형상을 살펴 오행(五行)으로 구분하는데, 가령 산이나 건물의 모습을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다섯 형태로 분류하고 이의 상충이나 파(破), 해(害) 기운을 살피는데 의외로 과학적인 요소가 많다.
기(氣)의 흐름을 육안으로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기운의 응집력에 따라 고체, 액체, 기체로 보통은 나누어지니 이런 원리로 자연이나 사물의 외모에 오행의 기(氣)가 그대로 나타난다고 보면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 관상도 실제로는 이러한 이치다.
이런 이유로 풍수지리(風水)는 반드시 묘터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죽은 사람을 위해서는 묘터지만 산사람에게는 가옥이 바로 나의 기운을 보해주는 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터와 가옥, 부속 건축물은 각각의 역할에 맞춰 방향과 외관을 중시하는데 건물만을 놓고 얘기하지면 한마디로 건물의 모양이 좋아야 여러 가지로 길하다.
우리 조상들은 전통적으로 정방형이나 직사각형의 대지에 반듯하게 높이 지어올린 건축물을 길하게 여겼는데 바로 건물의 대표적인 길상(吉相)은 꼭대기까지 전체가 직사각형 형태로서 그대로 반듯하게 올라간 형태를 말한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들어가고 나온 부분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의 건축물들을 보면 여러 면으로 각이 지고 곡선과 사선까지도 과감하게 적용시켜 건물을 짓는다. 건축공법이 날로 발달하고 설계의 묘가 극대화되고 있어 미학적인 효과에서는 긍정적일지는 모르지만 바람과 물과 땅이 더불어 기운의 조화를 이룸에는 방해요소가 많다고 보는 게 역학도인 필자의 견해이다. 반듯한 외형에 실내 또한 직사각형인 경우를 양호하게 여긴 선조들의 생각은 바른 형태에서 바른 기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본 직관의 산물이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풍수도 바뀌어야 하는가?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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