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카드' 김승규, 2008년처럼 승부차기 승리 견인

프로축구 울산 현대의 선수들이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2011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수원=김두홍 기자 kimdh@sprtsworldi.com
‘울산의 깜짝 카드’ 김승규(21·울산 현대)가 2008년처럼 챔피언십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정규리그 6위)의 백업 골키퍼 김승규는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정규리그 4위)과 치른 프로축구 K리그 준플레이오프 원정 단판승부에서 승부차기에서 3-1 승리를 견인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약 승부차기에 돌입하면 김승규를 교체 출전 시킬 것인가’란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다. 올 시즌 출전 기회가 없어서…”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김호곤 감독은 뼈아픈 1-1 동점골을 내줘 120분 혈투가 끝나가던 연장 후반 13분 주전 골키퍼 김영광 대신 프로 4년간 9경기 출전이 전부고, 올해 출전 경기가 제로인 김승규를 전격 투입했다.

김승규는 프로데뷔 첫해인 2008년 포항 스틸러스와 치른 6강 플레이오프에서 0-0이던 연장 후반 직전 김영광 대신 골키퍼 장갑을 끼고 노병준, 김광석의 슈팅을 막아 승부차기 4-2 승리를 견인한 바 있다. 김호곤 감독이 당시 울산 사령탑이었던 김정남 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처럼 이날 과감하게 꺼내든 김승규 카드는 절묘하게 들어 맞았다. 김승규는 비록 첫번째 키커인 마토에게 실점했으나 염기훈과 양상민, 최성환의 실축을 유발시켰다. 수원 선수들에게 ‘승부차기 달인’ 김승규가 지킨 골문은 더 없이 좁아보였다.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 아랍에미리트(UAE)와 맞섰던 준결승에서 종료 직전 승부차기를 대비해 김승규 대신 이범영(부산)을 교체투입했다가 뜻하지 않은 결승골을 허용해 분루를 삼킨 일도 있었다. 이래저래 승부차기와 인연이 깊은 김승규는 경기 후 “김호곤 감독님이 연장 후반에 몸을 풀라고 지시하셨다. 2008년에는 어려서 떨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많이 긴장했다. 승리에 힘을 보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원=박린 기자 rpar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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