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완득이'를 책임질 자는 누구?

 10월부터 시작된 영화가의 ‘완득이’ 열풍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과연 ‘완득이’의 뒤를 이어 대세라 할만한 흥행작들은 없을까. 당장 이번 달 남은 기간 개봉작 중 새롭게 흥행이 점쳐지는 두 신상 작품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10∼11월은 대표적인 극장가 비수기. 그러나 ‘완득이’는 비수기에 제대로 흥행타를 날렸다. 김윤석과 유아인이 주연을 맡고 동명의 청소년 소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교육문제부터 장애우, 다문화가정 등 사회적 민감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앞서 또 한 번 대규모 흥행작으로 기록된 ‘도가니’ 역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장애아 등 약자에 대한 학대를 공론화하며 대중적 성공을 거뒀다. ‘완득이’는 지난 10월20일 개봉, 17일까지 372만1417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의 누적관객수를 나타냈고 ‘도가니’는 이제는 간판을 내렸지만 누적관객수 467만135명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기록했다. 

 두 작품을 통해 영화 흥행 코드가 사회적 현실에 맞닿아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가운데 17일 개봉한 ‘완벽한 파트너’와 24일 개봉하는 ‘특수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 작품은 사회적 코드를 담아내면서 동시에 신선하고 파격적인 대중적 코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민감 소재…‘특수본’

 ‘특수본’은 경찰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런데 이 안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회적 사건들이 새롭게 영화의 소재로 사용된다. 경찰이 경찰을 믿지 못할 비리, 경찰과 건설회사의 결탁 등을 두 축으로 결국 경찰간 무한 경쟁의 세태를 절묘하게 풍자하고 있다. 그러면서 경찰은 단순히 특수한 직업이 아니라 소시민을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가 된다. 그저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지만 찌질한 면모도 갖춘 성범(엄태웅)이나 그저 묵묵히 동료애만 발휘하고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가장일뿐인 인무(성동일)가 그 주인공들이다. 경쟁에 지친 채 위로가 필요한 대중에게 이 영화는 하나의 위안이 될 수 있다.

◇차원이 다른 로맨틱 코미디…‘완벽한 파트너’

 한류스타 장근석이나 떠오르는 꽃미남 스타 송중기를 내세운 두 편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 ‘너는 펫’과 ‘티끌모아 로맨스’가 어이없는 패배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환상만으로 로맨틱 코미디가 지속되긴 어려운 추세를 반영한다. 물론 ‘티끌모아 로맨스’가 어느 정도 88만원 세대의 찌질한 세태를 그리고 있지만 관객들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찌질함을 원하진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의 방법이 필요하다. 적나라한 연애. ‘완벽한 파트너’는 도발적인 스승과 제자의 사랑을 다룬 작품임에도 연애가 어떻게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한, 다양한 문제들을 극단적으로 그리고 있다. 스승과 제자니까. 하지만 연애를 하면서 충분히 여러 사랑을 경험해본 이들에게 이 영화는 있는 그대로의 연애를 환기시키며 그 진한 맛을 충분히 느끼게 만들어준다. 

 ‘특수본’은 아직 뚜껑도 열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만 열리면 어느 정도의 파장이 예상된다. ‘완벽한 파트너’는 이제 개봉을 시작했지만 이미 출연 배우들의 노출로 화제는 충분히 모았다. 또 영화를 본 이들에게는 색다른 감각이 되살아남을 느끼게 만들어줬다.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두 작품에는 높은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하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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