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1) 성남 일화 감독이 지도자로 변신한 뒤 처음으로 11월에 휴가를 떠난다. 신 감독은 31일 “오늘부터 11월5일까지 5박6일로 가족들과 함께 태국 파타야를 다녀올 예정이다. 2008년 12월 성남 사령탑 부임을 앞두고 휴가를 다녀온지 3년 만에 11월에 휴가를 가려니 상당히 어색하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다. 신 감독은 지휘봉을 잡고 1000일이 넘는 나날을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 그간 11월 휴가는 꿈도 못꿨다. 2009년 사령탑 부임 첫해 FA컵에 이어 K리그 결승전(챔피언결정전)에 올라 그해 12월5일까지 축구를 했고,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자격으로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해 그해 12월19일까지 경기장에 있었다.
올 시즌은 K리그 10위에 머물러 처음으로 챔피언십 진출에 실패해 일찌감치 10월30일에 모든 일정을 마쳤다. 그래도 정성룡(수원), 몰리나(서울), 조병국(센다이) 등 주축들이 대거 빠져나간 가운데 FA컵 우승이란 기적을 연출해 아쉬움을 상쇄했다. 신 감독은 “힘든 상황 속에서 목표로 세운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 마음이 놓인다. 특히 늘 미안했던 가족들과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최근 한국 13세 이하 대표팀에 뽑힌 큰아들 재원(13)군이 호주에서 유학 중인 TY스포츠아카데미로 복귀해 파타야에 동행하지 못하지만, 아내 차영주(40)씨와 둘째 재혁(10)군과 함께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물론 신 감독은 한국에 돌아오면 또 다시 연말까지 눈코틀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야 한다. 할일이 태산이다. 일단 11월19일 개최될 K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김성환, 홍철, 전성찬 같은 옥석 찾기에 나선다. 여기서 뽑은 신인 선수들, 기존 선수들과 함께 마무리 훈련도 갖는다. 영입 리스트에 올려 놓은 50명 선수들 중 데려올 수 있는 선수를 추려야 한다. 용병을 보기위해 호주도 다녀올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신 감독은 올 시즌 계약이 만료된 성남에 1년 연장 옵션을 행사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박린 기자 rpar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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