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직넘버 1' 삼성, 2위 누구 고를까?

삼성 류중일 감독
삼성은 지난 25일 대구 넥센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삼성이 남겨둔 경기는 모두 9경기. 여기서 1승만 더 챙기면 자력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짓게 된다. 이로써 1위 싸움은 완전히 끝났다.

하지만 2위 싸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6일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4팀은 삼성, 롯데, SK, KIA로 확정됐지만 2∼4위 순위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와 4위 KIA의 격차는 2.5경기. 잔여 일정에 따라 순위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향후 포스트시즌 대진표는 삼성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은 3위 SK와 무려 4경기를 남겨 두고 있다. 반면, 롯데와 KIA와의 맞대결은 끝냈다. 또, SK는 삼성과 4연전이 끝나면 곧바로 KIA와 3연전을 치른다.

결국, 29일부터 시작되는 삼성과 SK의 4연전 결과에 따라 2위 구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2위에는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3,4위 보다 유리한 조건이다. 당연히 2위 팀이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왼쪽부터) 롯데 양승호 감독, SK 이만수 감독대행, KIA 조범현 감독
삼성의 계산은 여기부터다. 한국시리즈 상대로 누구를 맞아들일 것이냐 하는 문제다. 특히, 삼성의 입장에선 껄끄러운 상대일수록 한 경기라도 더 치르게 만들어 힘을 빼놓아야 확실한 승리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삼성은 내심 SK 만큼은 피하고 싶은 바람이다. 삼성 선수들도 “껄끄러운 SK보다는 롯데나 KIA가 났다”고 말한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SK에 4전 전패를 당했다. 게다가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SK 선수들은 단기전 승부를 여러 차례 경험해 싸울 줄 안다는 것도 부담이다. 여기에 최근 에이스 김광현이 돌아왔고, 부상으로 빠져 있는 최정, 김강민, 박재상 등 주축 타자들도 곧 돌아온다. 이런 SK가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해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삼성으로선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롯데와 KIA도 쉽지 않은 상대다. 류중일 감독은 “롯데는 1번부터 9번까지 타격이 좋아 껄끄러운 팀이다. 빠른 발을 가진 선수도 많다. 후반기에는 중간과 마무리까지 잘해주고 있어 쉽지 않은 상대”고 분석했을 정도. KIA에 대해서도 “KIA는 윤석민 등 선발 투수가 좋은 팀이다. 사실 전반기를 마칠때만 해도 KIA가 우승하는 줄 알았다. 선발이 좋은 팀은 단기전에서 유리하다. 그런 의미에서 무서운 상대”라고 높이 평가했다.

선두 독주를 가속화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코 앞에 두고 있는 삼성이 치열한 2위 싸움에 캐스팅보트를 행사할까. 향후 삼성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세영 기자ni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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