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상을 털고 7개월 만에 그라운드에 돌아와 화려한 컴백쇼를 펼친 ‘몬테네그로 폭탄’ 라돈치치(28·성남 일화)가 모든 공을 ‘10살 연하(1993년생) 새색시’ 알미나(Almyna·18·몬테네그로)에게 돌렸다.
지난 27일 부산 아이파크와 FA(축구협회)컵 8강 후반에 교체 투입돼 추가 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려 4강행을 이끈 라돈치치는 경기 후 스포츠월드와 따로 만난 자리에서 “재활 훈련을 할 때 한결같이 곁을 지켜준 어린 신부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인터나시오날(브라질)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3-4위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를 다친 라돈치치는 올초 독일 뮌헨에서 수술을 받은데다 교제하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져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몬테네그로로 돌아와 생애 처음으로 재활훈련을 시작하려니 눈앞이 캄캄했다.
와중 ‘너는 내 운명’을 만났다. 어린 시절 같은 동네의 여자 꼬마에서 숙녀로 몰라보게 변한 알미나와 재회한 것. 이후 라돈치치는 정조국(오세르)과 조동건(성남)이 그랬던 것처럼 혹독한 재활 프로그램을 견뎌낼 수 있도록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알미나와 반년 간의 불꽃 연애 끝에 결혼을 약속했다.
지난 5월말 한국에 입국에 최종 재활을 마친 뒤 지난 17일 몬테네그로로 날아가 알미나와 화촉을 밝힌 라돈치치는 최근 구단이 제공한 판교 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렸고, 이날 신부 앞에서 영화 같은 복귀전을 치른 것이다.
라돈치치는 아내의 내조 속에 성남의 후반기 대반격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라돈치치의 매니지먼트사인 EG스포츠의 지승준 팀장은 28일 “라돈치치는 예전에는 득점 후 맥주 한잔을 했지만 어제는 경기 후 곧장 알미나와 신혼집으로 향했다. 안정적인 결혼 생활 속에서 진정 축구를 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으로 거듭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라돈치치는 결혼 소식을 접한 한국 팬들이 자신을 향해 “도둑놈”이라고 말하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깜짝 놀랐으나,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미인과 결혼하면 도둑놈 소리를 듣는다’는 설명을 듣고는 너털웃음을 지었다는 후문이다.
성남=박린 기자 rpar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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