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고·군산상고 재격돌…35년전 열기 그대로

고교야구 청룡기 결승 등 추억 속 야구경기 재현
재충전 기회 제공 '로맨스 어게인 프로젝트' 주목
'레전드 리매치' 경기 후 군산상고와 경남고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22일 저녁 서울 목동야구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35년 전으로 돌아간 듯 고교야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1976년 청룡기 결승에서 맞붙었던 경남고와 군산상고가 강산이 세 번 넘게 변한 뒤 다시 만난 것. 선발투수 조계현(군산상고), 박보현(경남고)을 필두로, 전광판과 그라운드에는 김봉연·김성한·정명원(군산상고), 김용희·이종운·윤형배(경남고) 등 추억의 스타들이 속속 포진했다. 나잇살과 뱃살은 감출 수 없었지만, 그 시절 피 끓는 열정만큼은 여전했다. 프로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선수들임에도 불구, 간혹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고교야구답게 그 시절 그때처럼 웃고 울었다. 또 백발이 성성한 동문들과 지방에서 올라온 재학생 2000여명이 경기 내내 열띤 응원전을 펼쳤고, 경기 전후로 교가를 제창하는 등 감동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교원그룹의 상조사업 계열사 교원라이프 물망초의 ‘로맨스 어게인 프로젝트’ 캠페인이 주목받고 있다.

앞만 보고 바쁘게 살아온 중년남성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고 다시 내딛기 위한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이 취지다. 

7대 5로 승리한 군산상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나와 환호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추억 속 야구경기 재현 프로젝트 ‘레전드 리매치’가 대표적. 추억 속 야구경기를 재현함으로써 야구팬들에게 그 시절의 감동과 두근거림을 선사하고자 마련했다. 제성욱 교원라이프 물망초 본부장은 “평일 야간에 진행됨에도 불구, 야구영웅을 보고자하는 많은 관객들의 호응과 각 고교의 명예를 건 경쾌한 응원전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며 “고교야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지원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원라이프의 전략은 ‘메모리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같은 기억도 추억이 깃들면 잊을 수 없다는 것에서 착안, 단순히 옛 것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장을 마련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종의 스토리텔링 기법에 기인하는 것으로, ‘메모리 마케팅’을 통해 체험을 팔고,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는 전략이 숨어있다. 

경남고 동문들의 절도 있는 응원전 모습.
이헌근 교원L&C 전략마케팅팀장은 “고객들은 자신의 삶과 연계된 이벤트에는 참여하기 마련이고, 고객에게 얼마나 감성적 동의를 구하느냐가 마케팅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며 “기업들은 ‘메모리 마케팅’을 통해, 추억 속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행복한 추억 속 한 장면으로 함께 자리잡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7회 경기로 치러진 이날 경기는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장기를 살려 경남고에 35년 전 패배를 설욕했다. 군산상고는 0-4로 끌려가던 5회 상대 실책을 틈 타 4-4 동점을 이룬 뒤, 6회 경남고의 결정적인 실책에 편승, 3점을 뽑아내 7-5로 역전승을 거뒀다.

목동=정정욱 기자 jjay@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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