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심증, 심근경색…통증만 제대로 알아도 빠른 대처 가능

심장은 24시간 내내 박동하며 하루 약 900ℓ의 혈액을 순환시키는 튼튼한 근육 펌프다. 그러나 근육펌프가 산소나 영양의 보급로를 차단당하면 그 기능을 다할 수가 없는데 이때 생기는 것이 각종 심장병이다.

대표적인 심장질환인 협심증과 심근경색. 이들 질환은 심장의 영양 보급로인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나타난다. 이 때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가슴통증이다. 가슴통증이 나타났을 때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와 후유증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가슴통증의 차이를 알아봤다.

▲답답하고 뻐근, 5~10분 이내에 증상 사라지면 협심증 의심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피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을 때 나타난다. 갑자기 가슴 중앙이 답답하거나 뻐근하고 짓누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협심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협심증은 평소 쉴 때는 괜찮다가 운동할 때, 스트레스 받을 때, 피로가 누적됐을 때, 과음했을 때 가슴통증이 나타난다. 심장에서 필요한 산소와 영양에 비해 혈관이 좁아져 혈류량을 제대로 증가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슴 통증 이외의 증세는 거의 없으며 대개 5~10분이 경과하면 증상이 깨끗이 사라진다. 그러다 보니 적절한 치료나 대처 없이 증상을 방치하다 어느 날 갑자기 격심한 통증을 느껴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협심증은 일반 약물치료를 하면서 정상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증세가 2~3분 내로 매우 짧게 나타나더라도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와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한다.

▲가슴 찢어지는 듯한 통증, 30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

가슴 아래쪽이 조여오는 듯한 고통이 느껴지고 가슴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 등, 목, 배, 턱 등으로 뻗어나간다면 협심증에서 한발 더 나아간 심근경색일 가능성이 크다. 환자들은 '가슴이 찢어지듯' '벌어지는 듯' '숨이 멋을 것 같은' 통증으로 표현한다. 심근경색은 통증이 심하고 협심증이 대개 5∼10분 이내에 통증이 사라지는데 반해 평균 30분 정도 계속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차이는 협심증은 관상동맥이 막혀가는 상태, 심근경색은 극단적으로 좁아졌거나 완전히 막힌 상태다. 심근경색증은 심부전이나 협심증과는 명확히 구분되며 치사율도 높다. 만약 통증이 가볍더라도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응급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빠른 대처, 빠른 치료가 관건

심장질환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병원에 얼마나 빨리 도착하느냐가 관건이다. 전문의들은 심근경색의 경우 발생 후 6시간 이내를 황금시간이라고 한다. 6시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심장근육에 손상을 최소화시켜 치료 후에 특별한 후유증 없이 잘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한 빨리 응급실을 찾아 막힌 혈관을 뚫어야 한다.

물론 가슴통증이라고 모두 심장질환은 아니다. 역류성식도염, 대동맥질환, 심외막염, 늑막염 등 심장혈관과 관련이 없는 질병에 의해 유발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가슴통증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희열 교수는 “흉통은 돌연사 위험이 높은 심장혈관에 이상이 있음을 예고하는 위험신호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벼운 통증이라도 무심코 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심장질환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대표적인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및 흡연, 비만 등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도움말=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김희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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