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가 시즌 초반부터 큰 위기에 직면했다.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지난 2일 한화와의 사직 홈 개막전 당시 한국 최고의 에이스 류현진을 무너트리며 기분 좋은 승리로 출발했을 때만 해도 이런 몰락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 더군다나 투타의 총체적인 동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앞으로 상대해야 할 팀들이 만만치 않아 자칫 장기 연패로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타선에 일부 변화를 줬다. 한화와의 앞선 두 경기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던 클린업트리오의 선봉인 3번 조성환을 7번 타순으로 내리고, 그 자리에 손아섭을 기용하는 변화를 줬다. 이를 통해 전반적으로 침체에 빠진 타선을 되살리려는 시도. 때문에 1∼3번 타순은 각각 전준우-황재균-손아섭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양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상했던 7∼9번 타순이 오늘은 1∼3번으로 나오게 됐다. 어떻게든 타격이 살아나야 할 텐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같은 시도 역시 좋은 결과를 맺지 못했다. 톱타자 전준우는 삼진 2개를 당하며 4타수 무안타, 2번 황재균 역시 5타수 무안타였다. 그나마 3번 손아섭은 볼넷 2개와 내야안타 1개를 기록했다. 앞에서 공격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으니 중심타선도 활력을 되찾지 못했다. 4번 이대호는 단타 2개에 그쳤고, 5번 홍성흔도 4타수 무안타였다. 결국 롯데는 1회초 한화 1루수 정원석의 정확하지 못한 홈송구에 편승해 겨우 1점을 뽑았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그 사이 한화는 7회말 롯데 중간계투진을 난타해 4점을 뽑아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는 이날 타선 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크게 흔들렸다. 선발 장원준은 6회까지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1-0으로 앞선 7회말 마운드를 넘겨받은 김사율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볼넷 1개와 3연타로 역전을 허용했다. 뒤를 이어받은 임경완도 안타 2개로 추가점을 내줬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4승10패2무가 되면서 2010년 4월25일 문학 SK전(4-14패) 이후 1년 만에 다시 단독 꼴찌가 됐다.
더 큰 문제는 롯데가 앞으로 만날 상대들이다. 2연패에 빠진 롯데는 앞으로 SK(홈)-LG(홈)-KIA(원정)와 9경기를 펼쳐야 한다. 세 팀 모두 한창 상승세에 있는 팀들이라 자칫 연패의 골이 깊어질 우려도 있다. 과연 롯데가 이같은 위기의 파도를 어떻게 넘을 지 주목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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