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이범호, 결승포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 폭발

‘호랑이 기운을 타고난 사나이’가 KIA타이거즈를 수렁에서 구했다.

이름에 호랑이를 뜻하는 ‘범’자와 ‘호’자가 들어간 이범호(30)가 3일 광주 삼성전에서 결승 솔로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9-8 승리를 이끌었다.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범호는 1회말 좌전안타로 한국 복귀, KIA 이적후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범호는 전날(2일) 열렸던 개막전에서도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범호는 “어제 개막전에서는 긴장했다. 5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집에 돌아가 누워있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오늘도 못 치면 (슬럼프가)오래갈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첫 타석에 안타를 때려 마음이 편해졌고, 그래서 좋은 타격으로 팀승리에 공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첫 안타를 때려 기세가 살아난 이범호는 2회 2사만루에서는 좌측 적시타로 2타점을 올려 첫 타점도 만들어냈다. 이어 5번 김상현의 시즌 2호 좌월 만루포로 홈을 밟아 첫 득점도 올렸다.

그러나 KIA는 8-2로 앞서던 6회초 구원 나간 손영민 양현종 곽정철 등이 잇따라 무너지며 6실점, 8-8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서 이범호가 ‘구세주’로 나섰다. 이범호는 7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삼성 불펜의 핵인 정현욱을 상대로 좌월 결승 솔로아치를 그려냈다. 볼카운트 0-2에서 3구째 147㎞ 높은 직구를 그대로 걷어낸 이범호의 타구는 일직선을 그리며 105m를 날아가 왼쪽 폴 안으로 떨어졌다. 한화 시절이던 지난 2009년 9월23일 대전 LG전에서 마지막 홈런을 때린 이후 2011시즌 개막 두번째 경기에서 묵직한 손맛을 봤다. 이범호는 “뒤에 (최)희섭이형과 (김)상현이가 있고, 앞에 두개의 볼이 커브와 체인지업이 들어왔기 때문에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며 “높은 공이었지만 직구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에 타이밍을 정확히 맞출 수 있었다”고 홈런을 때린 순간을 회상했다.

이범호는 “그동안 좋은 타격 밸런스에서 훈련을 해왔고, 오늘 안타와 홈런이 터졌으니 갈수록 타격감이 더 좋아질 것 같다. 팀승리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범호는 경기후 홈경기 수훈타자에게 주는 상금 30만원과 왕뚜껑 홈런존 상금 50만원을 받아 두둑한 상금까지 챙겨 몇배의 기쁨을 맛봤다. 

광주=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