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 제공 |
MBC ‘우리들의 일밤―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나는 가수다’)가 27일 방송에서 드디어 제작의도에 충실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지난주 방송에서 김건모의 재도전을 결정하며 프로그램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정도로 비난을 받았지만, 가수들의 진정성 있는 노래는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에 충분했다. 특히 1위에 오른 김범수의 역할이 컸다.
김범수는 이소라의 ‘제발’을 특유의 가창력으로 소화해 내 청중평가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듣는 이들이 전율을 느낄 정도로 엄청난 열창이었다. 방송 후 김범수의 ‘제발’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노래는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어딜가든 김범수의 열창이 화제였다.
그런데 이번 1위는 김범수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김범수는 “데뷔한 지 13년이나 됐지만 이번 1위가 방송에서는 첫 정상 등극”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쟁쟁한 선배 가수들과 함께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는데 이러한 성과까지 얻게 돼 기쁘기 그지없다”는 소감을 소속사를 통해 전해왔다.
이날 방송은 김범수를 비롯해 김건모, 박정현, 백지영, 윤도현, 이소라, 정엽 등 출연자들이 서로의 대표곡을 나눠 부르는 대결. 각자의 열정과 노하우가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모두 발휘된 이날 대결은 그 어떤 음악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의 ‘혼’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장이었다. 특히 김범수는 ‘보고 싶다’의 대히트 이후 군 입대 공백을 거치며 대중에게 잊혀 진 이름이었기에 이번 감동의 깊이와 폭은 더욱 컸다.
사실 김범수는 노래 실력만큼은 그 어떤 가수에게도 뒤지지 않는 최고 보컬리스트로 정평이 나있었다. 그러나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 활동보다 콘서트나 음반 활동에만 치중한 탓에 대중에게 실력을 선보일 기회가 적었다. 한국 음악팬들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보석 같은 김범수를 재발견하게 된 셈이다.
김범수의 소속사 폴라리스엔터테인먼트의 박세진 이사는 “그동안 방송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김범수이기에 이번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것은 정말 의미 있다”면서 “방송이 나간 후 스태프들을 비롯한 전체 소속사 식구들이 감동의 도가니에 빠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앞으로 김범수의 음악적 진정성과 열정이 대중에게 제대로 검증받은 만큼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나는 가수다’는 소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했다. 천편일률적인 음악프로그램보다 훨씬 고귀한 가수의 본질을 대중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튼튼히 했다. 앞으로 1달 후 다시 돌아올 ‘나는 가수다’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는 일은 흥미롭다. 김범수의 또 다른 열창도 기대된다.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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