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구력 잡은 이혜천, 두산의 희망으로 우뚝 설까?

이혜천 스포츠월드DB
프로야구 두산이 손꼽아 기다리던 좌완 에이스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을까.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호투를 선보인 이혜천이 그 가능성을 엿보였다.

이혜천은 14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던 삼성과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서 5이닝 3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든든한 선발요원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고무적인 것은 사사구가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2년 전 일본 진출을 하기까지 이혜천의 이미지는 공은 빠르지만 제구는 믿을 수 없는 전형적인 ‘파이어볼러’였다. 하지만 미야자키 캠프에서 시작된 연습경기부터 이번 시범경기 첫 등판까지 12이닝 동안 무사사구를 기록하며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안정된 제구력을 뽐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13일 삼성전 5회말 1사 후 박한이를 상대한 대목이었다. 이혜천은 박한이를 상대로 연속 볼 3개를 던졌지만 곧바로 스트라이크 3개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이전에는 기대하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이날 3회 1사 2,3루의 위기에서도 이혜천은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흔들리지 않았다. 비록 일본 진출 2년 동안 뚜렷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지만 야구에 대한 새로운 눈을 떴다고 할 수 있는 모습이다. 특히 싱커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이 붙었다. 이혜천은 “불펜이라면 힘으로 승부를 해야하기에 이런 변화구를 던진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었지만 선발로 준비하면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지만 변화구 제구력에 자신감이 붙었기에 제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혜천은 13일 투구 후 인터뷰에서 “일본 무대를 경험하고 나서 심리적으로 여유가 많이 생겼다. 강약 조절을 하니까 투구수와 스테미너 조절까지 된다”며 선발 투수로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경문 두산 감독 역시 “아직 완전히 제구가 잡혔는지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이지만 “쓸데없는 볼넷이 없어졌다. 키킹이 작아지는 등 투구폼도 간결해지면서 마운드에서 한결 여유 있어 보인다”면서 “이혜천이 있어 이현승의 활용폭도 넓어졌다. 올 시즌 이혜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믿음을 보였다.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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