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 영화 '사랑이 무서워' 김규리, "숨바꼭질 끝~ 이젠 크게 웃어볼래!"

"'민선'서 태명 '규리'로 인생 2막
내 삶 찾자는 뜻에서 개명 했죠
이번 작품 웃고싶다 생각들때 많아
아이같이 순수한 임창정 덕분에
독특한 코믹 재밌게 촬영했어요"
배우 김규리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숨어있었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2008년 개봉한 영화 ‘미인도’ 이후 배우 김민선은 이름을 규리로 바꿨다. 그리고 한 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름을 바꾼 이유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랑이 무서워’ 영화를 통한 인터뷰에서 김규리는 “그 동안 숨어있었죠”라고 인사했다. 그리고 이름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 집이 딸 넷에 아들 하나거든요. 규리는 태명이었어요. 민선이란 이름은 당시 아들을 낳지 못했던 부모님의 바람이 담겨 있었어요. 한자로 다음을 기약한다는 뜻이거든요. 민선이라고 오랜 시간 불려왔지만 이름을 바꾼다고 제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니잖아요. 일단 혼선은 있겠지만 전 제 인생을 찾자는 뜻에서 이름을 바꿨어요. 그러면서 오랜 시간을 숨어있었네요. 이제 뮤지컬로 치면 배우 인생의 2막이 열렸다고 할 수 있죠. 1막은 거칠기도 하고 부족한 면도 있지만 2막에서는 또다른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펼쳐질 거예요.”

김규리는 오는 3월10일 개봉하는 영화 ‘사랑이 무서워’에서 톱모델 소연 역으로 출연한다. 임창정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주인공이다. 그 동안 ‘미인도’ 외에 ‘오감도’ 등 작품을 아예 쉰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자신을 드러낸 적이 별로 없었다.

“시나리오는 지난해 6월말 쯤인가 봤어요. 그 때 저에게도 웃을 계기가 필요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선택을 했고 재밌게 촬영했죠. 임창정씨가 먼저 캐스팅됐는데 저보다 6년 연상인데 실제 만나보면 아이같은 순수함이 있으세요. 정우철 감독님은 제가 보기에 많은 분들이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분이죠. 신인이시면서도 나름 진지한 고뇌를 갖고 글을 쓰고 싶어하시는데 이번 시나리오에는 독특한 코믹 요소가 담겨있어요.”

촬영은 지난해 8월말경 시작해서 11월 중순에야 끝났다. 영화는 임창정이 연기한 찌질한 홈쇼핑 시식 모델 상열이 잘 나가는 동료 모델 소연을 짝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어느날 두 사람은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는 술자리를 갖게 된다. 그러다 그만 하룻밤을 함께 보냈음을 상열은 깨닫는다. 그러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펼쳐진다. 그러다 문득 ‘미인도’ 이후 한 동안 조용하게 보낸 그 시간이 궁금해졌다.

“‘미인도’에 출연하면서 내가 역사와 지리에 관심이 없었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저 학창 시절 시험 공부할 때나 관심을 가졌던거죠. 그래서 공부를 좀 했죠. 여러 지역을 돌면서 그 지방의 박물관을 탐방했답니다. 우리의 뿌리를 공부한 셈이죠.”

배우 김규리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그렇게 배움의 시간을 가진 후 몇 작품에서 연기를 한 후 본격적인 상업영화로 평가되는 이번 작품에 뛰어들었다. 모처럼 촬영장에서 크게 웃으면서 보낸 김규리는 스스로의 통찰력을 여전히 키우고 있는 중이다. 배우란 남의 인생을 잠시 살지만 그 이전에 자신을 계속 가꾸고 채워넣으면서 동시에 비워야 하기 때문이다.

“‘미인도’에서는 참아왔던 것들을 모두 쏟아냈죠. 그리고 이제는 좀 웃어야 할 때라고 생각하던 순간 이 작품을 만났어요. 제가 저한테 바라는 건 아이같은 웃음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거예요. 우리 모두 상대방을 인식하는 순간부터는 아이같은 웃음을 잃어버리게 돼죠. 상대방을 위한 웃음이 되는 거니까요. 아이같은 맑은 웃음, 바로 그 느낌만 기억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아무런 틀이 없을 때만 가능한 거예요. 인간의 밑바닥부터 연기를 하려면 바로 그 순간을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영화는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소개한 김규리는 차기작인 ‘기생령’ 촬영을 앞두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풍산개’도 촬영을 끝내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어느새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됐다. 살짝 궁금해 하자 김규리는 안정감이 있고 그렇게 가정을 꾸리는 게 여성으로서 부러워진다는 말로 대신했다.

한준호 기tongil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