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쩨쩨한 로맨스' 주목받는 두 조연] 류현경, '더 섹시해졌다'

'방자전' 향단역 관객 눈도장
올해 최고 '흥행공주' 등극
"연기요? 이젠 자신있어요"
배우 류현경 사진=김창규기자
올해 류현경은 자신의 얼굴을 대중에게 알리는데 제대로 성공한 듯 보인다.

올 상반기 화제의 개봉작인 영화 ‘방자전’에서 향단 캐릭터로 지금까지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그친 자신의 연기력을 극대화하며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추석 개봉작인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서도 커피숍 여직원으로 등장해 톡톡 튀는 여성 캐릭터를 열연해 관객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근 개봉한 ‘쩨쩨한 로맨스’에서는 그야말로 팜므파탈에 섹시함을 갖춘 색다른 여성으로 등장해 대중의 뇌리 속에 뚜렷이 각인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세 작품 모두 최고의 흥행작이다.

“글쎄요 하다보니 흥행이 됐네요. 에이 그래도 제가 잘해서 된 건 아니잖아요. 운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지만 함께 한 배우들이 모두 기운이 좋았어요. 어쨌든 올해가 남다르긴 해요. ‘쩨쩨한 로맨스’에 함께 출연한 선균 오빠나 강희 언니와 함께 무대인사 나가서 기념품을 관객분들에게 나눠줄 때 전 ‘제 데뷔작을 아는 분’에게만 드리는데 대부분 ‘방자전’이나 ‘시라노;연애조작단’이라고 답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1996년 SBS 설날 특집극 ‘곰탕’이 데뷔작인 아역배우 출신 류현경은 이번 작품에서 다림(최강희)의 절친 경선 역을 맡았다.

성 경험이 전무한 다림이 섹스칼럼니스트로 활약하는데 일조하는 잡지사 여기자. 다림과 달리 남자를 유혹하는 데 선수이면서 내숭도 9단인 캐릭터다.

“예전에는 잘 묻어가고 부각되지 않는 인물에 만족했어요. 솔직히 영화에 캐스팅 돼도 작품 전체를 생각했지 저를 어떻게 돋보이게 할 지에 대한 고민은 안했어요. 오히려 이 인물을 이렇게 연기하면 너무 튀지 않을까 걱정하기까지 했죠.”

배우 류현경 사진=김창규기자
그런 류현경이 ‘방자전’의 김대우 감독으로부터 신뢰를 얻으면서 스스로 연기자로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당시 류현경은 원작 ‘춘향전’과 달리 자신의 앞길을 적극적으로 열어나가는 영화 속 향단이란 인물에 매력을 느꼈다. 그러나 두려움이 앞섰다.

“참 고마운 감독님이세요. 당시 노출신이 있었지만 그런 건 부담이 안됐어요. 향단이란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것인지가 부담이었죠. 그런데 감독님께서 촬영 현장에서 언제나 저를 믿어주시는 거예요. 그 때부터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스스로 생겼어요.”

‘쩨쩨한 로맨스’에서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넘치는 매력으로 남자를 굴복시키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향단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여성상을 보여줘야 했다. ‘쩨쩨한 로맨스’에서는 그런 류현경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처음 캐릭터와 약간 달라진 게 푼수처럼 보이는 면이 있는 세련된 여성이라는 거죠. 그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았고 제 의견을 적극 개진해서 선택됐어요.”

올해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추가한 ‘흥행공주’ 류현경은 차기작으로 옴니버스 영화 ‘마마’에서 한 에피소드의 주연을 덜컥 꿰찼다.

얼마 전 열린 제6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 개막식 관련행사인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의 영광을 안은 류현경. 캐릭터의 맛을 깨달은 게 분명하다.

글 한준호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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