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쯤이나 되었을까, 중요한 결정사항이 있을 때마다 상담을 와서 조언을 받아가곤 하던 P씨가 급하게 찾아 왔다.
“처남 소개로 경매로 나오려 하는 건물을 경매가보다 좀 더 싸게 팔겠다는데 문제는 계약서 쓸 때 30%를 먼저 달라는 겁니다. 사실 재개발이 거의 확정된 곳이고 경매문제로 값도 시세보다 많이 싸서 당장 대답하려 하다가 원장님께 한 번 여쭤나보고 하려고 하루만 더 기다려 달라 했습니다.”
P씨는 임인(壬寅)년 4월생으로서 병신(丙申)일주이다. 재살(災殺, 재난을 말함)과 합을 이루고 있는데 올해 운이 나쁜 기운으로 충(沖:때려 맞음)을 당하고 있는 데다가 47세부터 52세까지는 재성(財性,재물)이 공망을 맞고 있으니 남에게 돈을 주면 떼이게 되고 부동산을 해도 돈이 묶여 유동성이나 환금성에 애를 먹게 된다. 게다가 겁살(劫煞, 재산을 겁탈 당함)까지 함께 하니 이 때 나간 돈은 되돌아오지 못하는 운이다. 그래서 연초에도 각별히 주의를 주었었다. 이런 해에는 재물로 손해를 보지 않으면 육친 중에 상을 당하기도 하니 연로하시거나 병환 중에 있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상복을 입게 되기도 한다.
“그 건물은 웬만하면 사지 마세요. 문서상으로도 겁살이 들어오니 인연이 아닙니다. 돈이 당장 마련이 안 되니 열흘만 기다렸다 대답하겠다. 해 보세요. 내 맘이 바뀌든 분명히 알 일이 생길 것입니다. 운이 없어서 손재구설을 당하는 사람은 그 안 좋은 운기 때에 흉액을 만나게 되는 것인데 이때는 좋았던 사람도 내게 해를 끼치게 되는 거예요.”
다니는 직장에서 명예퇴직을 실시하므로 이 때 받게 될 돈을 운용하고픈 마음도 든다며 조바심을 냈으나 직장 운은 향후 10년간 괜찮고 따라서 고위직 승진수도 있으니 아예 생각을 접으라고 말해주었다.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P씨가 재방문했다. “원장님, 큰 일 날 뻔 했어요. 글쎄 그 건물 주인이 이미 다른 사람이랑도 이중계약을 추진하고 있었더라고요. 새로 계약한 사람이 대출신청을 하고 있는 걸 부동산업체 직원이 알게 돼서 연락이 왔습니다. 원장님 말씀대로 직장생활에만 충실하겠습니다.”
운이 좋지 않을 때 충고를 해주면 신약한 사주는 어느 정도 말을 듣고 자제를 하지만 신강한 사람들은 자기 고집대로 하다가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재성이 공망을 맞고 있을 때는 아무리 믿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금전거래나 투자를 하는 것은 절대 금기이다. 남은 돼도 나는 안 되는 것이 재성이 공망을 맞을 때기 때문이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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