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의 중년 남자 H씨가 상담을 왔는데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원장님, 저희 부부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사주를 보니 개띠 생에 처궁에 묘목(卯木)이 눈에 제일 먼저 띄였다. “고부간애 갈등이 심하군요” “네, 맞습니다. 어머니와 처가 사이가 안 좋아 중간에서 제가 죽을 지경입니다.”
묘술합(卯戌合)을 이루어 경금인 H씨의 부인은 재성인 묘목(木)이고 모친은 인성(나를 생해주는 오행)인 술토(戌土)로서 합후질기(合後疾忌)의 전형적인 타입이다.
어머니가 결혼 전에는 며느리를 무척 좋아 했다. 얼굴도 미인 형이고 싹싹하고 마음씨가 고와 보이고, 증권회사에 다녀 직업도 안정돼 있고 때만 되면 어머니에게 선물도 자주 사 드려서 ‘우리 며느리 최고’라고 좋아하여 결혼을 했는데 지나고 보니 며느리 하는 짓이 모두 눈에 안 차고 보기 싫어진 것이다. 중간에 낀 H씨의 입장만 난처하게 되었다.
“합후질기의 사주이므로 앞으로도 계속 현재의 상태가 평생을 가겠습니다.” “그건 왜 그렇습니까.” 동물 물상으로 설명을 하면어머니는 술토(戌土)로서 개를 말하고 부인은 묘목(卯木)으로 고슴도치로 비유 될 수 있는데, 개를 풀어놓고 숲을 걷다보면 후각이 발달한 개가 쏜살같이 숲속으로 달려가는데 숨어있는 고슴도치를 발견한 것이다. 개는 고슴도치를 무척 좋아해서 반갑게 다가가는데, 이것이 묘술 합이다. 그러다가 조금 있으면 ‘꺼겅’ 하고 개가 비명소리를 지른다. 웅크린 고슴도치 가시에 코를 찔려서 혼이 나는 것이다.
또한 편 묘(卯)는 동물 물상으로 토끼이므로 토사구팽(개가 토끼를 잡아서 주인에게 주었지만 나중에 개도 주인에게 버림을 받는 것)과 같은 형상으로 설명 될 수도 있다. H씨의 경우 운에서 지금 묘술 합이 되어 있는데 또다시 형살(刑殺:형벌을 받듯이 흉함)을 당하고 있어서 아주 곤란한 상태에 와 있는 것이다. 남편의 입장에서 둘 중에 어느 편을 들 수가 없으니 가장으로서 가정을 지키고 천륜 저버리지 않으면서 고부간에 갈등을 해소 하는 방법은 만나지 않게 하는 수밖에는 도리가 없다.
“평생 갈등이 있으니 어머니와 처가 따로떨어져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포태법에서 묘목(木)이 술토(土)를 보면 묘지가 되고, 술토가 묘목을 보면 욕패(慾敗)가 되므로 사이가 않좋게되는 것이다. 묘술 합을 논할 때 견토지쟁(犬?之爭:개와 토끼가 다투는 것)이란 말도 있는데 토끼와 개가 다투면 제3자가 이득을 본다는 의미가 있다.
옛날 중국고사 전국책(全國策)에서 한자로(漢子盧)라는 개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개였고 동곽준(東郭浚)은 천하에서 가장 빠른 토끼였다. 어느 날 한자로가 동곽준을 잡으려고 뒤쫓기 시작했는데 그 둘은 서로 쫒고 쫒기며 수십 리에 이르는 산기슭을 서너 바퀴나 돌고 산마루를 대여섯 번 오르내리다가 둘 다 기운이 빠져 죽고 말았는데 그때 지나가던 전부(田父)라는 농사꾼이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 개와 토끼를 거져 갖게 되었다. 묘술 합은 토사구팽과 같이 긍정적인 관계가 끝까지 갈수 없는 물상이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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