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늘·김C, 호기심으로 '판도라 상자' 열었나?

사진=김C(왼쪽), 이하늘(오른쪽). 스포츠월드DB
 이하늘, 김C… 두 가수가 연이어서 가요계를 향해 ‘쓴 소리’를 날렸다.

지난 1일 DJ DOC 멤버 이하늘이 자신의 트위터에 “거지 같은 ‘인기가요’ 누구를 위한 무대인가. ‘강심장’에 출연 안하면 자기네 방송에도 출연 안 시켜주신다며 스케줄을 빼주셔서 고맙게도 널널한 주말 보내게 해줬다”고 폭로했다.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은 듯 4일 뜨거운감자 멤버 김C도 트위터에 “월드컵 때문에 출연팀 많다고 2곡만 부르라더니 빙상의 신에게는 3곡을 부르라 하시네”라고 적었다. 역시 SBS ‘김정은의 초콜릿’을 겨냥한 것. 빙상의 신은 피겨스케이팅 김연아를 의미한다.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의 폐해는 이미 많은 이들이 인식하고 있다. 수많은 가요기획사들이 난립하는 현실에서 톱 가수들조차 자신이 설 무대를 찾기가 힘든 현실이다. 여기서 공중파 가요프로그램은 ‘절대갑’으로 군림하고 있다. 음악방송 출연에 ‘외부적인 요건’이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가요 관계자들이 알고 있다. 이하늘이 이야기한 단순히 자사 예능프로그램에 엮여 출연하는 정도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가수 매니저는 “신인들의 경우에는 공중파 음악방송에 출연하려면 뒷돈까지 줘야 한다. 담당 PD와 가수 매니저를 연결 시켜주는 브로커까지 활동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런 지경이기에 이하늘의 폭로는 더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하늘은 진지하지 못했다. 발언 이후 곧바로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가버렸다. ‘인기가요’를 비판한 그 트위터에 지난 3일 “여긴 우도. 여자 친구랑 머리 식히러 왔어요. 솔직히 복잡한 문제에서 한발 물러나서 생각해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적었다. 김C의 발언도 호된 비난을 받고 있다. 김연아를 예로 든 것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이하늘과 김C가 건드린 것은 가요계의 ‘판도라의 상자’였다. 그런데 단순히 호기로 열어서는 안됐다.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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