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포화속으로’, 학도병 통해 한국전쟁 비극 조명

더 이상 한국영화에서 전쟁은 아름답게 그려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한국 역사상 내전으로는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내놓고 사회경제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친 한국전쟁도 마찬가지다.

2000년대 들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작은 연못’ 등의 작품에서는 단순히 적과 아를 구분하는 이분법 논리에서 벗어나 전쟁이 일반인들을 어떻게 파괴시키는지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60주년을 맞은 2010년이다. 당연히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 드라마가 쏟아지고 있다.

그 중 ‘포화속으로’는 여러 면에서 기대를 모아왔다. 빅뱅의 최승현(T.O.P)을 비롯해 권상우, 차승원, 김승우 등 톱스타들의 출연과 113억원이라는 거액의 제작비, 재미교포 출신으로 할리우드 진출을 앞두고 있는 이재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의 겉모습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소재는 소박하기 그지없다. 2년여 전 영화계에 떠돌던 시나리오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정규군이 아닌, 학도병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은 무수히 많은 희생을 거뒀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렇기에 ‘포화속으로’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 영화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8월. 경상북도 포항은 어느새 최전선이 되고 말았다. 국군과 학도병은 필사적으로 시가전을 통해 북한 인민군의 공격을 막아보려 하지만 밀리고 만다. 시가전에서 학도병 오장범(최승현)은 총 한 번 제대로 쏘지 못한 채 자신을 지켜주던 국군 소대장의 죽음을 지켜본다.

포항을 지키던 3사단 사령부는 낙동강 전선에 모든 전력을 투입하라는 명령을 받고 철수를 준비한다. 강석대(김승우) 대위는 전략적 이유를 들어 사단장에게 포항을 버릴 수 없다고 항변하지만 결국 기존 학도병에 새로운 학도병들을 추가해 방어를 하도록 조정된다. 그렇게 해서 포항여중을 중심으로 오장범과 2명의 기존 학도병에 구갑조(권상우) 등 70여명의 새 학도병들이 포항을 사수하라는 명령을 수행하게 된다.

한편, 박무량(차승원) 대장이 이끄는 북한 최정예 대대는 낙동강 전선을 우회해 포항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진격한다. 그에게는 가장 아끼는 남동생이 있다. 전장에서는 매섭기만 한 그도 사진을 보면서 아직 학생인 동생에 대한 그리움에 빠지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포항에는 71명의 학도병들만이 홀로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진격을 주저하게 된다.

한창 여드름을 관리하고 문학에 빠져들었을 소년들이 한 번도 본 적조차 없는 총을 들고 전장에 뛰어든다는 사실만으로도 비극적이다. 그런데 실제로 벌어진 역사다. 영화의 주요 메시지는 전쟁으로 인한 비극이다. 물론, 그 속에서 피어난 안타까운 우정도 있다. 오장범과 구갑조는 처음에 사사건건 대립하지만 전쟁을 통해 서로를 의지하게 된다.

그러나 부상으로 죽어가는 동생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 형이 직접 총을 쏴서 죽이고 뿔난 늑대들인 줄 알았는데 죽어가며 ‘오마니’를 외치는 북한 인민군 등 영화는 전쟁의 비극성을 한층 강조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슬픔만이 흘러 더욱 안타깝다. 16일 개봉.

스포츠월드 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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