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승가에는 금강저로써 법을 쓰는 법석은 거의 사라져 버리고 없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장자와 육환장 대신 금강저의 상징성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금강저는 금 은 동 철 등으로 만들어지며 불교의 금속공예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형태는 손잡이 양쪽이 뾰족한 화살촉 모양의 예리한 가지가 뻗었으며, 이를 감싸기라도 하듯 양편에서 3자 모양의 가지가 중앙으로 향해 뻗어있다. 손잡이에는 손바닥이 닿는 중앙 부분이 볼록하게 나왔고 각 4면에는 선대를 두른 꽃 무늬를 장식하였다. 손잡이 끝에는 4엽의 연꽃무늬를 양각함으로써 섬세하고 미려한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모양에 따라 뾰족한 끗이 하나인 것은 독고(獨孤), 2, 3, 4, 5 갈래로 갈라진 것은 3고저, 4고저 5고저라 한다. 최초에는 그 형태가 무기형으로 뾰족하고 예리했으나 불구로 사용되면서 끝의 가락이 모아지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들 중 독고가 가장 오래된 형태이다. 저(杵)는 본래 인도의 무기의 하나인데, 금강저는 밀교에서 인간 번뇌를 부숴버리는 보리심(菩提心)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를 지니지 않으면 불도 수행을 완수하기 어렵다고 믿었다.
불교에서도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들이는 천도재를 비롯해서 각종 재를 올리는 의식을 행할 때 금강령(金剛鈴:종)을 흔든다. 밀교에서 금강저와 금강령은 집단 의식을 행할 때뿐 아니라 수행자들이 개인적으로도 날마다 사용하는 필수적인 법구이다. 그러나 스승으로부터 사용법을 전수받고 사용해도 좋다는 인가가 없이는 손을 댈 수 없는 성스러운 법구이다. 한국에서는 금강령만을 사용하지만 남성 에너지의 상징인 금강저와 여성 에너지의 상징인 금강령은 한쌍으로 이루어지며 반드시 함께 사용해야 한다. 금강저는 남성 에너지(陽)이며, 금강령은 여성 에너지(陰)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금강저나 금강령의 각기 다른 디자인과 무늬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 마음대로 고안해 내는 것이 아니다. 어떤 불보살이 지니느냐에 따라 디자인과 장식이 각기 달라지기 때문에 어떤 의식과 수행에 사용되느냐에 따라 정해진 규범이 있다. 규범을 정확히 따라서 만들어진 것만이 의식에 사용될 수 있고 효과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금강저를 휘둘러 악귀를 쫒아낸 경우가 있는데 수년간 극심한 빙의 증상을 겪고 있는 처녀가 있었다. 늘 온 몸이 찬물을 끼얹진 듯이 소름이 쫙, 쫙 끼치는 상태가 떠나지 않고 온 몸이 차갑고 뼛속까지 약해지는 느낌을 받고 있었는데 병원에서는 신경쇄약증이라고 하지만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귀신이 몸 속을 지배하고 있는데 원인은 처녀를 무당으로 신내림을 받게 하려는데 말을 안 들으니 괴롭히는 것이다. 지장경(地藏經)을 염불하며 금강저를 집어들고 십자(十字)를 기본으로 휘두르면서 구자인(九字印)을 그어 쫒아버린 결과 병이 나았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