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회 풍경소리]한강 앞두고 동북쪽에 남산… 용산구는 최상의 풍수

지운의 주기는 180년을 기준으로 이를 각 20년 주기마다 1운에서 9운으로 구분한다. 1864년부터 1883년 사이가 제1운에 해당하므로 현재는 2004년부터 2023년의 제8운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는 건물의 뒷면이 서남쪽에 있고, 현관이 동북쪽을 향하면서 서남쪽에 산이 있으면 향후 40년간 매우 건강하고 자식 복이 있는 복가(福家)가 된다(미산축향: 未山丑向). 또 건물의 뒷면이 동북쪽이고 현관이 서남쪽을 향하면서 물을 보게 되면 40년간 엄청난 재운이나 경사가 넘치게 된다(축산미향: 丑山未向). 축산미향의 건물로 서남쪽에 물이 있는 경우, 1984년부터 2003년 사이의 제7운부터 길운(吉運)이 도래했으므로 60년간의 발복(發福)이 보증되는 최적의 입지라 할 수 있다.

가령 용산구 일대는 동북쪽에 남산이 위치하므로 이 일대의 건물이 서남쪽으로 현관을 배치하고 한강을 바라보게 되면 최상의 풍수 입지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한남동 일대의 재벌 타운은 대체로 축산미향의 주택에 속하는 경우가 많다.

제8운에는 건산손향(乾山巽向: 현관이 동남쪽), 해산사향(亥山巳向: 현관이 동남쪽)에 해당되는 건물로 서북쪽에 산이 있으면 40년간 건강을 유지하고 영리한 자녀를 두게 된다. 반대로 손산건향(巽山乾向: 현관이 서북쪽), 사산해향(巳山亥向: 현관이 서북쪽)의 건물로 서북쪽에 물이 있으면 40년간 큰 재복이나 경사가 넘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서울의 지도를 살피면 먼저 우면산(牛眠山)계의 서초구(瑞草區)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꾸벅꾸벅 졸던 소(牛眠)가 눈을 뜨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좋은 풀(서리풀)이 지천에 널렸다”해서 ‘서초(瑞草)’라고 불렸다. 소가 풀을 만났으니 와우적초안(臥牛績草安)이라는 형국론(形局論: 땅의 모양을 동식물이나 물형에 비유하여 길흉을 해석하는 풍수 이론)이 성립된다.

이곳의 방배동(方背洞), 배(背)는 배산임수의 배산(背山)을 뜻하고 그 산은 바로 우면산을 가리킨다. 따라서 방배동은 곧 배산임수를 갖춘 명당임을 의미한다. 방배동의 아래쪽은 반포동(盤浦洞)으로 한강이 개발된 이후 1987년에 한차례의 침수 사태를 겪기도 했는데, 그래도 지금 반석(盤石)처럼 견고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APT 단지를 분양한 이래 강남불패의 신화를 이어온 지역이다.

서초구와 함께 강남구(江南區)는 모두 우면산계에 속한다. 우리의 풍수는 소(牛)와 관련된 복을 기원하는 정서가 깃들어 있다. 소는 위장이 4개로 풍성한 먹거리를 상징하니 소가 실컷 먹고 잠자는 우면(牛眠)의 명당에서 굶어 죽는 일은 없을 거란 기대가 있었다. 서초동은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명당이다. 우면산의 저력은 서초구와 강남구의 부촌을 만들었고, 이곳은 여전히 재력(財力)이 넘치는 부촌의 터전이 되고 있다.

동쪽으론 구룡산(九龍山), 서쪽으론 우면산(牛眠山)이 둘러싸고 있다. 구룡산은 옛날 임신한 여인이 용 열 마리가 승천하는 것을 보고 놀라 소리치는 바람에 한 마리는 떨어져 죽고 아홉 마리만 하늘로 올라갔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양재동(良才洞)은 지금까지도 ‘말죽거리’로 불린다. 예전에 제주도에서 올려 보낸 말을 서울로 보내기 전에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손질하고 말죽을 쑤어 먹였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다른 설로는 ‘이괄의 난’때 인조가 피난 가는 길에 이곳에 이르러 말 위에서 팥죽을 먹어 말죽거리가 됐다는 얘기가 있고, ‘병자호란’ 때 인조가 청나라 군의 침입을 피하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들어가자 청군의 기마병들이 이곳 병참기지로 물러나 말의 피로를 풀 겸 말죽을 쑤어 먹여 말죽거리라는 설도 있다.

양재동 ‘방아다리마을’이라고 불리는 고급 빌라 부촌은 80년대 초 전두환(全斗煥) 정권 들어 택지로 조성됐다. 당시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이곳에서 여생을 보낼 요량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유명한 지관을 동원해 명당을 찾아 택지지구 모양도 거북이 등 형태로 조성했다. 그러나 그가 퇴임 후 양재동 빌라촌 행을 시도했지만 주민들이 반발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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