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황제' 김장훈 "무대는 나만의 피난처"

하루 세끼 식사도 피부관리 받는 것도
좋은 옷을 입는 것도 모두 공연 때문이죠
무대에서 실수요? 리콜공연 꼭 해야죠
‘공연계에 살아있는 전설’이란 별명을 앞에 붙여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가수가 있다.

바로 가수 김장훈이다. 언제부터인가 늘 한결같이 팬들곁에 있는 가수 김장훈은 가요계의 아이콘을 넘어 연예계를 대표하는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그 꾸준한 인기비결은 뭘까 바로 공연이다. 무대에서 쓰러진 김장훈에게 공연을 빼면 아무것도 남는 게 없다. 소극장부터 중형극장,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는 올림픽 주경기장까지 가리지 않고 공연하는 가수 김장훈의 공연 비결을 슬쩍 엿봤다.

▲모든 일상이 공연과 연관

며칠 전 인터뷰를 위해 약속장소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 들어간 것은 오후 6시30분께. 조금 있으니 가수 김장훈이 휙 들어왔다.180cm가 넘는 큰 키에 어린 왕자를 연상케 하는 특유의 외모는 언제나 늘 청춘이다. 세월도 비켜가는 그의 모습. 하지만, 김장훈은 피부관리 덕이라고 털어놨다.

“솔직히 저도 이제 과학을 힘을 빌어요. 하지만, 당당하게 피부과에 가죠. 반바지 입도 동네 마실 가듯이 아줌마들을 만나면 수다도 떨고요. ‘아 김장훈씨 아니에요.’ 물으면 ‘네’하고 유쾌하게 답하죠. 일부 연예인들은 성형외과도 몰래 들어가지만, 저는 공연을 위한 당연한 의식으로 거리낌없이 다니고 있어요.”

이렇듯 김장훈은 모든 생활을 공연과 연관 짓는다. 이 가수에게 하루 세 끼 식사를 하는 것은 공연할 원동력을 얻는 행위요, 피부관리를 받는 것도 공연에서 예쁘게 보이기 위해서다. 더불어 좋은 옷을 입고 올라가는 것 당연히 관객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다. 이러니 공연을 안 될 수가 없다. 

▲매 공연이 마지막 공연

이제까지 김장훈이 한 공연은 줄 잡아 7000회 정도 된다. 본인은 5000회까지 숫자를 헤아리다가 포기했다고 한다. 이유는 혹시라도 나태해질 수 있는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이제는 ‘매 공연이 마지막 공연’이라는 심정으로 올라간다. 늘 마지막이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고 이는 늘 관객에 함성으로 이어진다.

“무대 끝나고 관객의 함성을 들으면 전 늘 이런 생각을 해요. ‘앞으로 한번은 더 할 수 있겠구나’라고 말이죠.” 늘 마지막 공연이라고 최선을 다하는 김장훈의 각오는 재밌는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돌아간다.

▲한 순간이라도 실수하면 과감히 리콜

현재 김장훈은 싸이와 함께 전국 투어 공연 ‘완타치’를 진행 중이다. 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를 돌고 있는 가수 김장훈은 지난해 연말 안양공연에서 크레인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료 리콜 공연을 약속하고 2010년 1월17일 약속을 지켰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정말 조그만 실수에 불과하지만 김장훈에게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에 실패한 공연이었다.

“크레인을 이용한 퍼포먼스는 관객들과 폭 넓게 교감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무대에서 노래를 하다 보면 앞에 관객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죠. 그래서 크레인퍼포먼스로 무대에서 소외된 지역의 관객들과 교감하는 게 목적인데, 이상하게 그날 공연에서 크레인이 작동하지 않더군요. 리콜 공연을 안 하면 평생 실망한 팬들이 생각날까봐 다시 공연하기로 마음 먹였죠.”

▲기상천외한 퍼포먼스

김장훈의 공연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퍼포먼스’다. 24시간 공연만 생각하는 김장훈은 사비를 털어 플라잉 스테이지라는 무대장치와 공연을 위한 크레인까지 개발했다. 무대장치까지 신경 쓰게 된 것은 바로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다. 공연장 위를 날고 대형 풍선이 나오고 자전거를 타고 무대 위를 나는 것은 모든 관객들을 하나로 만든다.

“제 관객들이 연령층이 넓은 편이에요. 공연은 재밌게 노는 거죠. 무대를 날고 크레인이 올라가 손을 흔드는 것도 모두 관객과 하나가 되기 위한 거죠.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도 제가 무대 위를 날아가면 그렇게 좋아하더군요. 관객들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퍼포먼스가 필요해요.”

공연이야기만 나오면 김장훈은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빛났다. 김장훈은 며칠 전 공연이 없어 2주간 집에서 쉰 적이 있었다. 쉬는 동안 김장훈은 살이 빠지고 오히려 건강이 악화됐다.

“전 게으른 사람이에요. 쉬는 날이면 밥도 안 먹고 TV만 보고 며칠씩 지내죠. 아마 몇 달째 TV만 보고 살라고 해도 살걸요. 그런 제가 공연한다고 결심하면 세상에서 가장 부지런한 사람이 됩니다.”

이렇듯 공연으로 머릿속이 꽉 찬 김장훈에게 무대란 어떤 의미일까. 김장훈은 ‘피난처’로 정의했다. 이유는 무대에 서면 모든 걱정이 머릿속에서 사라지며 마냥 즐겁다. 공연의 달인 김장훈의 못 말리는 공연사랑. 김장훈이 무대에 오르는 한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스포츠월드 황인성 기자 enter@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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