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토크]영화 ‘웨딩드레스’ 송윤아 “울음 터트리는 관객들 찾아가 다독여주고 싶어”

“실제 모녀 관찰, 딸보다 철없는 엄마 연기”
“짐승울음 보였다는 반응 놀랍고 감사해”
“아역 ‘향기’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
송윤아에게 ‘웨딩드레스’는 특별하다. 그리고 감사하다.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관객 반응이 송윤아에게 직접 전해지고 있다. 그녀는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특히 무뚝뚝해 보이는 남성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꺼이꺼이” 흐느끼며 우는 ‘짐승울음’까지 보였다는 사실에 송윤아는 놀라워했다. 송윤아는 “그런 반응을 들으면 단순히 기분이 좋다 하는 느낌 정도가 아니다. 영화에 참여한 한 사람으로서 너무 고맙다. 한사람씩 일일이 찾아가서 다독여주고 싶을 정도다”고 감격했다.

송윤아는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이벤트가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내가 울어버리면 창피할까봐 땅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향기는 뒷자리 사람들 우는 모습까지 다 살피더라. 정말 대단한 아이다”고 이야기했다. 송윤아는 영화에서 딸 소라로 나오는 김향기를 각별히 챙겼다. 사실 ‘웨딩드레스’를 보면 김향기가 돋보인다. 스포트라이트가 아역배우에게 집중되는 부분이 있다. 주연배우로써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송윤아는 공감했다. “향기가 영화의 중심이라는 사실은 촬영 중에 이미 인정했다. 향기가 내 연기적인 면을 이끌어주기도 했다. 만약 향기가 아니고 다른 아이였으면 어땠을까 상상이 안 된다. 향기였어야만 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아이에게 공을 양보하는 모습에서 ‘어머니의 사랑’이 전해졌다.

영화 속에서 송윤아는 인상적인 엄마였다. 가끔은 아이보다 더 철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송윤아가 의도한 부분이다. “만약에 예전에 영화를 촬영했다면 어른처럼 연기하려고 애썼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 엄마와 딸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어른처럼 안 해도 되겠구나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온에어’가 전제가 됐다. 여기서 ‘푼수 연기’를 하며 송윤아는 기존의 지적이고 단아한 이미지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웨딩드레스’의 발랄한 엄마가 탄생할 수 있었다. 송윤아는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닐까 항상 고민했다. 그래도 규정된 이미지를 떨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만족했다.

송윤아가 애교 있게 하소연한 부분이 하나 있다. 영화에서 김밥을 싸는 장면이다. 딸 소라의 소풍을 위해 엄마는 생전 처음으로 김밥을 준비한다. 그런데 옆구리가 다 터지고 실력이 형편없다. 송윤아는 “실제로는 김밥을 정말 잘 만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전에 ‘선물’이라는 드라마 속에서 김밥장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많이 배웠다. 영화에서는 못 만드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오히려 고생했다”는 것이다. 다른 요리솜씨는 어떨까 물어보니,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겸손하면서도 자신만만한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 송윤아는 큰 걱정이 하나 있다. 스크린 경쟁이 치열한 극장 현실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가 득세한 극장가에서 ‘웨딩드레스’같은 작은 한국영화가 설 자리가 크지 않다. 송윤아는 우선 남편 영화부터 챙겼다. 먼저 개봉한 설경구 주연의 ‘용서는 없다’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을 많이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토로했다. 송윤아는 “남편이 요즘 심기가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14일 개봉하는 ‘웨딩드레스’도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다. 송윤아는 “힘 좀 내게 해 달라”고 한국영화 응원을 부탁했다.

글 스포츠월드 김용호, 사진 김용학 기자 cassel@sports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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