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이 스위치 히터에 도전하는 것은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좌우의 균형이 잘 맞아 선천적인 왼손타자와 마찬가지로 타격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은 “원래 서울고 재학시절이던 2007년 조범현 감독님이 인스트럭터로 왔을 때도 스위치 히터 얘기가 있었다. 당시 왼 손목을 다쳐 수술을 받는 바람에 도전해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이유가 바로 왼 손목의 통증이다. 당시 웃자란 뼈를 깎아낸 수술 후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재활 치료를 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해 손목 통증이 고질로 남았다. 따라서 왼 손목 부상의 위험을 덜어주기 위해 스위치 히터에 도전하는 것이다. 황병일 코치는 “오른손 타자의 경우 축이 되는 것은 왼팔이다. 따라서 무리가 따른다. 왼쪽 타석에서 치게 되면 부담이 적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안치홍의 타율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KIA 타선의 작전수행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안치홍은 올 시즌 홈런 14개를 날렸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홈런을 뿜어 신인왕 결선투표까지 갔으나 타율이 2할3푼5리(371타수 87안타)로 너무 낮았다. 2할7∼8푼 정도만 쳤으면 신인왕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성공한 스위치 히터는 2000년 타격왕이자, 시드니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박종호(LG)다. 안치홍은 “제2의 박종호가 되고 싶으냐”는 물음에 “그 정도는 아니지만 도전해 봐야죠. 내년에는 언더핸드 투수나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가 나오면 왼쪽 타석에서 승부를 걸 겁니다”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보였다.
포항=스포츠월드 이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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