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동아시아경기대회 홍콩서 개막

5일 홍콩 빅토리아항에서 펼쳐진 2009 동아시아경기대회 개막식은 한마디로 밤바다를 수놓은 화려한 빛의 향연이었다.

통상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대회 개막식과 달리 홍콩동아시안게임 개막식은 이색적으로 빅토리아항에 정박한 배 위 무대에서 펼쳐졌다.

홍콩의 랜드마크 빌딩들이 어둠 속에 서서히 잠기던 저녁 6시반.

하나 둘 조명이 밝혀지더니 어느새 오색 빛으로 밝혀진 고층 빌딩들을 배경으로 홍콩 밤 바다에 떠 있는 대형선박 갑판에서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9개국 전통 복장을 입은 무용수들이 음악에 따라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부두에 마련된 가설 스탠드를 차지한 시민들은 탄성과 박수로 축제의 서막을 반겼고 홍콩 개항이래 최대 축제라는 동아시안게임 개막식은 뜨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저녁 8시 바다 위에서 폭죽이 터지면서 축제의 시작을 알린 개막식은 수십 척의 보트들이 미끄러지듯 빅토리아항구로 들어오며 막을 올렸다.

돛 모양을 따라 붉은 조명을 켠 수십 척의 배가 바다를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이는 사이 항구를 따라 줄지어 선 마천루에서 쏟아진 레이저는 음악에 따라 밤하늘에서 춤을 추었다.

흥겨운 축제가 계속되고 밤이 깊어지면서 홍콩이 자랑하는 고층빌딩들은 살아 움직이는 듯 다양한 형상을 연출하며 참가 선수단과 시민의 눈을 사로잡았다.

9개 참가국을 상징하는 배가 형형색색의 불을 밝힌 채 하나씩 항구로 들어오는 것과 동시에 선상 무대에서는 선수단 입장식이 진행됐다.

한국은 국가별 6명만 참가한다는 규정에 따라 대학배구의 간판 박준범(한양대)이 기수로 나섰고 태권도의 차동민(한국가스공사), 김종민(조선대), 안새봄(삼성 에스원), 당구의 조재호, 정영화(이상 서울당구연맹)가 뒤를 따랐다.

선수단 입장에 이어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은 티모시 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홍콩 도널드 창 행정장관의 환영사와 축사가 이어졌다.

마침내 성화대에 불꽃이 피워올랐고 밤하늘에는 폭죽이 작렬하고 굉음이 터지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전설이 되자(Be the Legend)'는 슬로건 아래 항구에서 펼쳐진 홍콩 동아시안게임 개막식은 3시간 동안 밤바다와 고층 빌딩, 하늘에서 독특한 볼거리로 서막을 열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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