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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오 미술인 |
프로이트는 예술이란 인간의 억압된 소망을 그대로가 아닌 승화된 어느 형태로 표현할 때 우리에게 쾌감을 준다고 피력했으며, 예술 활동 전반에 걸쳐 심리적 근원은 무의식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으로 예술과 무의식의 밀접한 긴밀성을 강조하고 있다. 칼 융도 인간을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두 영역으로 구분하고 서로 상반되기는 하나 이 두 영역은 서로 도우며 진행될 때 심리의 총화를 이룩한다고 했다.
이러한 무의식적 행위에서 화가들은 의도하지 않은 비개성적이거나 혹은 영감(靈感)이 가져다주는 예기치 않은 결과를 작품의 일부로 얻을 수 있었다. 현대 미술에 있어서 무의식의 심리적, 기술적 우연성은 여러 장르에 나타나게 되는데 그 중 엄격한 화면 구성을 거부하고 작가의 직관에 따른 자유분방한 붓놀림과 거친 터치를 특징으로 하는 타시즘(Tachisme)이 있다. ’얼룩’,’자국’을 뜻하는 프랑스어로 필자의 회화 전개 형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무의식 행위에 의해 물질과 평면이 만날 때 행위의 결과가 흔적이고 그것은 곧 이미지가 된다. 이 이미지는 필연적으로 무의식과 의식이 포개어진 상태에서 깊이와 밀도로 화면에 만난다. 이 과정에서 행위는 지각된 이미지를 구현하고 다른 공간으로 형성되는 행위는 결국 무의식적 반복으로 진행되어 지는 것이다.
그러나 무의식이 어느 정도 가치를 지니고 있는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의식이며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길은 어떠한 형태이든 의식과의 교류에서 가능하다고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필자는 의식과 무의식을 같은 비중으로 보고 있다.
폐책(廢冊) 종이의 적(績)과 결 풍경을 통하여 회화의 상상과 발견으로 생동감과 생명력이 지배하는 회화 공간을 추구하는 필자의 작품세계에서 이른바 쌓아올리는 의미의 적(績)은 무의식적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무의식적 반복행위는 창조행위로 더욱 구체화되고 새로운 화면과 새로운 질서를 창출해 내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창조과정과 결과를 이끌어내는 필자의 내면세계 무한감정이기도 하다.
이승오 미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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