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요즘 제가 금전 문제로 형편이 좋지 않은데 언제쯤이면 나아질런지 알 수 있으십니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문을 열었는데 될수 있으면 좋은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하는 눈치 였다. 명식(사주팔자)을 보니 개띠생에 수(水)사주인데 연월일시 네 기둥이 지지에서 충살을 맞고 있으며 인수와 비겁이 천간(天干:사주의 위에 글자)에 자리를 하고 있었다.
“아, 이 일을 어쩌나 낭패로구나.” 필자의 입에서 탄성이 절로 나오니, 듣고 있던 J씨가 눈이 동그래졌다.
“무슨일이 있습니까.” “올해 문서상으로 남에게 사기를 당하여 계약이 파기되거나 돈을 날릴 위기에 빠져 있습니다.” 문제가 심각하여 자초지종을 설명하면서 겁재(劫財:재산을 탈취 당함)가 작용을 하여 금전적인 손실을 입는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아는 사람과 동업을 시작하려고 생각 중입니다. 그 일을 하려면 그동안 모아놓은 재산을 다 털어넣어야 합니다. 자금 사정은 안 좋지만 일만 했다 하면 대박이 터질 아주 좋은 기회가 되어서 시작해 볼까하고 찾아온 것입니다. 잘 될 수 있겠지요.”
“천만에요. 올해는 아주 위태한 시기이니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도 일단은 심사숙고 하는 것이 좋겠고, 그보다는 당분간 사업은 보류하는 것이 사는 길이 됩니다.” 다 듣고 나더니 못마땅한 듯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더 이상 말이 없이 자리를 일어섰다. 필자 역시 J씨가 흔쾌히 돌아서지 못하여 꺼림칙하였으며 귀추가 궁금했다.
그런 후 얼마나 지났을까. J씨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다시 찾아왔다. 힘없이 털썩 자리에 앉더니 말문을 열었는데 정말 기운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선생님 말씀을 듣고 갔지만 기회가 너무 좋은데 안 된다는 것이 너무나 아까워 그날로 다른데 가서 물어봤더니 거기에서는 사업을 하면 좋다고 하여 ‘그러면 그렇지’ 하고 동업을 시작했는데, 결국은 사기를 당하여 제 남은 재산을 다 날려버렸습니다. 이 노릇을 어찌 해야 합니까.”
그토록 신신당부를 했었건만 안 듣고 딴짓을 하여 망했다는 소리를 들을 때는 틀렸으면 할 때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러한 예다. 이제는 이미 엎지른 물이 되었으니 다시 주어 담기는 불가능한 것이며 방도가 없다. 자신의 운명을 탓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상담을 오는 손님들 중에 이렇듯 사업을 하면 안되는 운에 와 있으므로 설득을 해도 신강한 사람들은 자기 뜻대로 일을 강행하는데 끝까지 자기 합리화를 위해서 여기저기 찾아가 ‘된다’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찾아다니고 나서 일을 벌린 후 후회를 하게 되니 이런 때는 오히려 신약(身弱:사주가 약한 사람)한 사람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주팔자는 그 사람의 인생여정을 말하는 암호인 것이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