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32·사진)이 결국 프로야구에서 공식은퇴를 선언했다.

음주 사건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두 번째 무기한 실격 처분을 받은 정수근은 15일 프로야구선수협회를 통해 그라운드를 떠나는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정말 힘들고 괴로운 결정을 하려고 한다”라는 말로 시작된 정수근의 은퇴사에는 “2009년 8월31일 이후 많은 생각을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원망하고 억울해하기보다 반성을 많이 했다”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원망과 억울함보다는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 모든 게 제가 쌓아온 이미지 탓이다. 누구를 원망하고 싶지 않다”고 은퇴를 밝히는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도와주신 모든 분께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신뢰를 얼마나 잃었는지 알았기에 다시 찾아도 의미가 없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인생 전부인 야구를 다시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23년간 야구는 인생 전부였다. 여러 기쁨과 슬픔, 좌절의 순간에도 야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으나 이번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음주 후 폭행을 일으켜 ’무기한 실격’ 중징계를 받고 1년간 경기장을 떠났던 정수근은 1군 복귀 후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 달 31일 또 술을 마신 후 물의를 일으켰고 결국 롯데에서 방출됐다.

KBO는 두 번째 무기한 실격의 징계를 내리면서 정수근의 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무고함을 밝힐 경우 재심의를 할 수 있다며 구제의 길을 열어놓았지만 결국 정수근은 은퇴를 결정했다.

스포츠월드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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