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영, 짧지만 화려했던 연기 인생

미스코리아 첫 데뷔… 영화로 대중인기 한몸에
영화 '청연'에서의 장진영
 이제는 고인이 된 영화배우 장진영의 삶은 한 편의 영화같았다. 장진영은 한 송이 아름다운 꽃처럼 화려하게 만개해 삶과 사랑, 그리고 연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서른일곱 해 그 짧은 생애를 마감했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제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하늘나라를 향해 떠났다.

 1972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난 장진영은 상명대 의상학과 재학 중이던 1992년 미스코리아 충남 진으로 뽑힌 후 연예계에 데뷔해 CF 모델로 활동했다. 그러다 1997년 드라마 ‘내 안의 천사’로 연기를 시작, ‘남자 셋 여자 셋’ ‘마음이 고와야지’ ‘순풍산부인과’ ‘싱싱 손자병법’ 등의 드라마에 잇따라 얼굴을 내밀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CF모델 이미지가 강했던 장진영은 1999년 영화 ‘자귀모’로 스크린에 데뷔하며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듬해 ‘반칙왕’ ‘싸이렌’을 통해 주목받은 후 2001년 개봉한 공포영화 ‘소름’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과 포르투갈 판타스포르토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충무로가 사랑하는 여배우로 거듭났다.

 이후 2002년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멜로 배우로 변신한다. 특히 2003년 ‘국화꽃 향기’에서 불치병에 걸려 죽음을 맞는 민희재 역을 가슴 아프게 그려내 멜로 배우로도 이름을 떨쳤다. 같은해인 2003년 영화 ‘싱글즈’(2003)로 ‘소름’에 이어 두번째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 자리잡았다.

 이후 2005년 한국 최초 여류비행사의 삶을 그려낸 대작 영화 ‘청연’에서는 친인 논란에 휩싸이며 마음 고생을 겪기도 했지만, 이내 2006년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통해서는 밑바닥 인생의 질펀함을 훌륭하게 표현, 대한민국영화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임을 입증했다.

 그러다 2007년 10월 SBS 드라마 ‘로비스트’로 9여년 만에 브라운관에 컴백해 로비스트 마리아 역을 연기했지만, 대작이라는 명성과 장진영의 출연이라는 화제성에 비해 초라한 시청률이라는 쓴 맛을 봐야 했다. 이 작품은 유작이 됐다.

스포츠월드 탁진현 기자 tak042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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