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속 스타 약인가 독인가

‘프리스타일’ 원더걸스… ‘서든어택’ 그룹 빅뱅
캐릭터 영상 참여로 재미 더해 대박행진
CJ인터넷 ‘마구마구’는 초상권 걸려 곤욕
스타와 궁합 잘 맞으면 ‘봉’, 아니면 ‘독’.
 
유명 스타들이 게임 시장에 달고 쓴맛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게임의 흥행을 담보하는 천군만마가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초상권 분쟁 같은 부작용도 초래해 천당과 지옥을 오가기 일쑤다. 특히 스타들이 게임속에 등장(Star in Game)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같은 분위기는 두드러지는 추세다.

일단, 스타와 게임의 만남은 긍정적인 효과부터 발휘한다. 스타와 쏙 빼닮은 캐릭터와 팀을 꾸리는 재미는 유저를 잡아두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게임하이의 ‘서든어택’과 제이씨엔터테인먼트(JCE) ‘프리스타일’을 꼽을 수 있다.

‘서든어택’에서는 탑·승리·G-드래곤·대성·태양 등 5인조 그룹 빅뱅이 열혈전사로 나선다. 짧은 머리와 선글라스를 낀 태양의 모습은 실제 특공대원과 비슷해 탄성을 자아냈을 정도로 반향을 불러왔다.

빅뱅은 캐릭터 영상뿐만 아니라 음성으로도 유저들과 만난다. 게임에 등장하는 80여개 대사와 효과음을 빅뱅 멤버 전원이 직접 녹음했고, 각자의 개성을 살린 애드리브 버전도 제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2차에 걸쳐 단행된 1만개의 사전 판매 이벤트가 조기 매진될 만큼 대박을 예고했다. 빅뱅 캐릭터 판매도 급속히 늘어나면서 ‘서든어택’ 전체 아이템 판매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윤장열 게임하이 사업총괄 이사는 “젊고 패기 넘치는 빅뱅 다섯 멤버의 매력이 ‘서든어택’의 남성스러운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져 향후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에는 치어걸을 연상시키는 원더걸스 캐릭터가 나타난다. 깜찍하고 화사한 캐릭터와 통통 튀는 원더걸스의 매력은 정체를 보이던 ‘프리스타일’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캐릭터 추가 후 전년 대비 동시접속자가 60% 정도 상승했고 매출도 35% 가량 늘어났다. 말 그대로 ‘원더걸스 효과’가 입증된 것이다. 이상민·하승진 등 간판 농구스타들을 앞세우며 제2의 도약도 준비중이다.

하지만 게임속 스타가 언제나 효자 노릇만 하는 게 아니다. 게임과 궁합을 잘못 맞추면 독으로 부메랑 돼 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2009년 프로야구의 공식 스폰서를 맡으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야구게임 ‘마구마구’는 느닷없이 된서리를 맞았다. 마해영·박정태·진필중 등 전직 야구 선수 19명은 게임 유통사인 CJ인터넷과 개발사 애니파크를 상대로 성명 등의 캐릭터 초상권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두 업체는 현직 선수들의 이름과 초상권에 대해서는 한국프로야구위원회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반면, 일원화된 조직·단체가 없는 은퇴 선수들과는 별도 협의를 마치지 않은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은퇴 선수들의 초상권 문제는 전 LG 소속 야구선수 이상훈에 의해 제기돼 왔지만, 이번에 정식으로 시비를 가리게 됐다.

일반 게임에 비해 팀·선수를 향한 애정이 큰 영향을 미치는 스포츠 게임에서, 초상권은 간과할 수 없는 요소다.

‘피파온라인’ 등 각종 스포츠 게임으로 이름 높은 EA는 대회 브랜드 및 선수 초상권에만 막대한 금액을 지불하고 있으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 스트라이커인 웨인 루니는 한 해 24만 파운드(약 5억원)를 라이선스비로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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