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물등급위원회는 ‘트랜스포머2’를 심의하며 “주제, 내용, 대사, 영상 표현에 있어서 12세 이상 청소년들이 관람하기에 무리가 없다”라고 밝혔다. 선정성, 폭력성, 공포, 약물, 대사, 모방위험 등 모든 항목에서 ‘보통’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실제 영화 속에는 어린이들이 보기에는 위험한 장면이 많이 담겨있다. 주인공 ‘샘’(샤이아 라보프)이 대학 입학 이후를 그리고 있는 상황이라, 첫 경험 등 성적인 코드를 담은 저질 농담이 난무한다. 여주인공 ‘미카엘라’(메간 폭스)의 가슴골을 여러 번 클로즈업 하는 등 노골적으로 성인영화임을 강조한다.
정말 논란인 것은 마약에 대한 묘사다. 대학 기숙사에서 공공연하게 대마초를 판매하는 것이 묘사되며 주인공의 어머니(줄리 화이트)는 이에 취해 대학교수에게 달려들어 “학점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어요”라고 추태를 부린다.
그런데, 이런 점들을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참조만 했나보다. “약물에 관한 내용과 비속어 등이 약간 포함되어 있다. 일부장면에서 어린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내용이 있을 수 있어 관람 전 부모의 검토가 필요한 영화”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최종 판정은 12살만 넘으면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들과 비교해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공포영화 ‘여고괴담5-동반자살’은 고등학교를 무대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주제와 내용 영상 표현에 있어서 청소년에게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을 벗어났다. 모방위험이 높고 공포의 수위 역시 다소 높다”는 판단이다.
이에 제작사 측은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재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먼저 재심의를 신청했던 독립영화 ‘반두비’는 ‘청소년관람불가’라는 최종판정을 받았다. 여고생과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의 소통을 그린 이 영화에는 자극적인 영상이 담겨있지 않다.
영상물등급위원회도 “전체적인 내용표현과 선정성 측면을 고려할 때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 절절하다는 소수의견이 있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런데도 ‘청소년관람불가’로 최종 판정이 내려진 것은 의문이다. 영화 속에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가 들어있기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12세이상 관람가’로 상영됐다. 관객 평론가상을 받을 정도로 관객의 호응을 받았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고무줄 판정’은 영화계에서 여러 번 논란을 가져왔다. 그런데 CJ엔터테인먼트 등 대형배급사의 작품에서만 유독 유리한 판정이 경향이 있어 많은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트랜스포머2’가 등급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먼저 예매를 시작한 것은, 이렇게 유리한 판정이 나올 것이라는 믿음을 일찌감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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