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일들이 대한민국 남자에게는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다. 이재진에 대한 동정론이 등장하는 이유다. 예비역 병장으로 군 생활을 마친 시민 김 모씨는 “재입대 자체가 대한민국 남자들에게는 끔찍한 일”이라며 “더구나 어머니까지 돌아가신 상황에서 그렇게 끌려갔다면 나라도 힘들어서 무슨 일을 저질렀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가수나 배우 등 연예인들도 군에서는 평범한 남자일뿐이다. 군은 불우한 가정 환경이나 약물 복용, 특수한 경험 등의 경력 보유자들은 ‘관심병사’로 따로 분류해 면밀하게 관리한다. 재입대 직전 모친상을 당하고 인기 아이돌 그룹 출신에 병역특례비리로 재입대한 이재진의 경우, 당연히 관심병사로 분류돼 특별 관리의 대상이 됐을 것이다. 특히 ‘관심병사’는 병사들이나 간부들에게 골치덩이로 통한다. 휴가 미복귀, 탈영, 자살 등 병영 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사고로 결국 해당 부대원들에게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존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수 등 연예인 출신이면 대부분 ‘관심병사’로 분류되기도 한다. 한 군 관계자는 “연예사병으로 복무하지 않는 한, 연예인 출신 사병이 일반 부대에서 근무할 때에는 각별히 신경을 쓴다”면서 “일반인에 비해 연예인 출신 사병에게 사고가 일어나면 그 파급 효과가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군 내부에서도 굳이 연예인 출신 병사의 입대를 반기지 않는 분위기인 것이다.
물론, 김태우를 비롯해 량현량하 등 일반인들과 함께 군 생활을 모범적으로 영위한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평범한 군 복무가 힘들었을 것이고 소속 부대도 부담은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진의 탈영은 어차피 예견된 사고였다. 단순히 군에만 입대하면 모든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 차라리 병역특례비리에 대해서 사회 봉사를 2년 시키는 것이 당사자들에게나 군에게나 우리 사회에나 더욱 합리적인 처방이 아니었을까.
〈연예문화부 기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