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질환자에게 일교차가 커지는 3∼4월이 한겨울 못지 않게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의 위험이 높은 계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돌연사의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진 심근경색은 주로 50대 이상의 고령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조사 결과, 흡연량이 많은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호발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어 금연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30~40대 젊은 환자 전체 24%, 이 중 75%는 10갑년 이상 흡연경력 확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홍범기 교수팀이 지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2년간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급성심근경색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23.5%(62명)의 환자가 30~40대 젊은 층이었으며, 이중 74.2%(46명)의 환자가 적게는 10갑년에서 많게는 40갑년 이상 흡연경력이 있는 ‘헤비스모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흡연 경력은 40갑년 이상이 30.6%(1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39갑년이 21.0%(13명), 10~19갑년이 14.5%(9명), 20~29갑년이 8.1%(5명)로 뒤를 이었다. 10갑년 미만은 3.2%(2명)에 불과했다. 참조로 갑년은 1일 흡연량(pack)×흡연기간(year)으로 삼는다.
또한 이중에서는 60갑년~100갑년까지 매우 많은 양의 흡연을 한 경우도 6.5%(4명)에 달했다. 흡연 기간을 20년으로 봤을 때, 하루 평균 3~5갑 정도의 흡연을 한 셈이다. 반면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과 당뇨의 경우, 30~40대에서는 각각 38.7%(24명), 22.6%(14명)로 흡연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 동맥경화 주요 원인, 심장과부하 초래로 심근경색 단초 제공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내피세포를 파괴하고 혈액응고를 촉진시키는 등 심근경색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또한 흡연 시 흡입되는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 체내에 산소 부족 현상을 일으켜 심장의 과부하를 초래, 심근경색의 단초가 된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하루 한 갑 정도 소비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여성의 경우 6배, 남성의 경우 3배 이상 심근경색의 위험이 높다. 또한 흡연자, 과거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흡연자들 사이에서 심근경색의 위험이 확연히 증가하며, 금연기간이 길수록 위험비율이 점진적으로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나이가 젊더라도 현재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심장질환의 위험요인이 되는 만성질환 환자라면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홍범기 교수는 “젊은 사람의 심근경색에는 많은 양의 흡연이 고혈압 등 성인질환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등 성인질환을 앓고 있거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서둘러 금연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근경색 돌연사, 얼마든지 예방 가능… 전조증상 잘 살피고 위험요인 조절 해야
심근경색은, 발병 후 얼마나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느냐에 따라 치료성적 및 예후가 크게 달라지므로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더욱이 심근경색은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심근경색의 주요 위험인자인 흡연과 고혈압, 당뇨, 혈중 콜레스테롤 등은 본인의 의자에 따라 어느 정도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방을 위한 필수조건은 역시 금연. 담배를 끊으면 만성적인 산소 결핍이 해결돼 심장과부하가 줄어들고, 손상된 혈관이 조금씩 탄력을 회복하게 된다. 또한 세포가 활성화돼 신진대사가 좋아지는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개선되면서 다른 위험인자들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홍범기 교수는 “심근경색은 특별한 위험인자가 없고,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현대인들에게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담배를 끊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스포츠월드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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