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호는 “승기는 홍림보다 실력이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홍림만 왕의 총애를 받는 것을 질투한다. 넘버1이 되지 못하는 비애라고나 할까.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출세욕에 집착하는 야망에 사로잡힌 인물이다”고 자신의 역할을 설명했다.
극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승기는 서서히 비중을 높여간다. 특히 왕에게 전하는 “저도 한 잔 주십시오”라는 대사가 백미다. 최초 기자시사회 때 반응이 터진 한마디였지만 안타깝게 실제 개봉필름에서는 삭제됐다. 심지호는 “왕과 홍림과의 관계가 삐거덕 거리는 것을 눈치 채고 어떡하든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려는 승기의 절박함이 담겨있는 대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손에 꼽히게 애착이 가는 연기였는데 솔직히 편집된 것은 당황스럽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영화 ‘쌍화점’은 톱스타 배우들의 파격적인 노출장면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사실 심지호도 2005년 박철수 감독의 영화 ‘녹색의자’에서 농도 깊은 베드신을 연기한 적이 있다. 심지호는 “노출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그 영화의 파급효과가 좀 컸다. 그렇기 때문에 ‘쌍화점’에서 내가 직접 노출을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노출 이미지가 강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도 조금 고민됐을 정도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묻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꿈꾼다고 해서 꼭 그런 역할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그냥 좋은 역할을 기다릴 뿐이고, 만약 주어졌을 때 그것을 확실히 차지할 연기력을 키울 뿐이다”고 성숙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렇게 심지호는 꽃미남스타에서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월드 글 김용호, 사진 전경우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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