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조인성을 ‘원석’이라고 생각했다. 생계를 위해 연예인의 길로 들어섰다는 신인시절 조인성을 주목하던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한 꺼풀 때를 벗긴 조인성은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장동건에 이어 등에서 후광이 비치는 스타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장동건이 그랬던 것처럼 조인성도 예쁜 꽃미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비열한거리’로 배우의 가능성을 증명했고 ‘쌍화점’에서 또 한 번 확인하려고 한다.
남자가 되어가는 과정이냐고 묻자,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영화를 선택하지 않았다. 다만 그렇게 봐주신다면 나쁘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쌍화점’에서 조인성의 동성애 연기가 화제다. 실제 남자들도 좋아하는 대표적인 스타가 조인성이라고 한다.
“남자들이 느와르 장르를 좋아하는 것 같다. ‘비열한 거리’에서 역할을 남자들이 동경한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동성애적 매력을 말한 것이라고 부연설명하자, “아! 그것도 나쁘지 않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동성애자들이 좋아한다고 하더라. 배우로써 나쁘지 않은 이미지다. 하지만 인간 조인성은 여자를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조인성은 2002년 ‘화장실, 어디에요?’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마들렌’, ‘남남북녀’등 출연하는 영화마다 흥행실패와 함께 혹독한 연기력 비판을 들어야만 했다. ‘클래식’에서는 출연분 대부분이 편집당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조인성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감독님들과 작업했는데 내가 잘못했다”고 깔끔하게 인정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욕심을 냈다. 무엇이든 진심으로 원하면 이뤄진다고 하지 않나. 드디어 영화 길이 열리더라”고 감사했다.
결국, 조인성은 2006년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비열한 거리’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영화의 한을 풀었다. 조인성은 시상식장에서 눈물을 쏟았지만, 당시에도 수상결과를 두고 류승범 등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들과 비교당하며 연기력 논란이 일었다.
조인성은 “내가 연기를 정말 잘해서 상을 받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형편없던 배우가 발전했다는 점을 높게 사준 것 같다”고 겸손하게 수용했다. 이번 영화부터는 남우주연상 타이틀을 걸고 연기력을 평가받아야 한다고 짚어주니 “당연히 평가받고 싶다. ‘쌍화점’은 내 20대 마지막 영화다.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확신했다. 조인성의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무수한 고민에서 우러난 듯 진심이 묻어났다.
“내가 천재성을 지난 배우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안다. 후천적인 노력으로 발전하는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다. 노력하는 모습을 예쁘고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조인성은 곧 군대에 가야한다. “병영생활을 하면서 연예인으로 살면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일반성을 깨닫고 싶다.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 변신할 수 있도록 내 틀을 깨뜨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역시 조인성은 배우로 발전하고 있다.
스포츠월드 글 김용호, 사진 전경우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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