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엿보기]SUN “더블헤더 언제 해봤지?”

‘두 탕의 추억.’

2일 삼성-KIA전을 앞두고 대구구장에는 오후 4시쯤부터 갑작스럽게 비가 내렸다. 비는 한 시간 가까이 굵고 가늘어짐을 반복했다.

그러자 삼성 더그아웃에서 자연스럽게 더블헤더 이야기가 나왔다. 경기가 비로 순연되면 3일 오후 3시부터 더블헤더를 치른다. 올림픽 휴식기 때문에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를 치러서라도 10월4일까지 정규리그를 마쳐야 포스트시즌 일정에 차질이 없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더블헤더에 관한 질문을 받자 “예전에는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하루에 ‘두탕’을 뛰는 게 당연했다. 나도 두 경기에 모두 나가 2세이브를 따낸 적도 있다”고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하지만 더블헤더를 많이 치러보지 않은 요즘 젊은 선수들은 하루에 두 경기를 뛴다는 것은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선 감독은 “내가 지도자가 되서 삼성에 부임한 뒤로는 한 차례도 더블헤더를 치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 감독은 2004년 수석코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2005년 감독으로 승격돼 올 시즌 4년째를 맞고 있다.

그런데 선동렬 감독의 기억은 틀렸다. 삼성은 2006년 더블헤더를 치렀다.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과 내야수 조동찬은 아주 선명한 더블헤더의 추억을 갖고 있었다.

오승환은 “2006년 더블헤더를 했다. 그때 대구 한화전이었다. 43세이브를 올려 한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으니 똑똑하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해 오승환은 47세이브를 올렸는데 한화의 더블헤더에서 2000년 진필중(두산)이 갖고 있던 42개의 기록을 깼다.

조동찬도 더블헤더의 추억이 있었다. 조동찬도 “2006년 롯데와 더블헤더를 했는데 내가 러닝홈런을 때렸다. 그해 한화, 롯데와 다 더블헤더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이상하게 기억이 없네”라고 고개를 흔들었다.

삼성 최고참 양준혁은 “더블헤더를 많이 치러본 사람들은 특별한 경험이 없는 한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나도 더블헤더에서 큰 추억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가 그쳐 더블헤더는 없었다.

대구=스포츠월드 이준성 기자 os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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